세계 체제 몰락하면? 쿠바를 연구하라!

[쿠바, 지구의 국경을 산책하다 ⑥]

너는 너무 많은 욕망을 짊어지고 왔다.

너는 석유 시대가 종말을 고한 후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가. 쿠바 사람들은 이미 한번 겪었다. 너는 너의 몸에 새겨진 시간과 공간과 상식을 모두 버려야 한다. 미술관 앞에서 만난 청년의 말을 인용해본다.

"진짜 쿠바를 알아? 너는 진짜 쿠바를 알 수 없을 거야. 네가 만나는 사람들은 뻔해. 택시 기사, 관광 가이드, 호텔 종업원, 식당 주인, 그들은 쿠바를 대표하지 않아. 다만 너희들과 비슷해지고 싶은 사람들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나 가도 있지. 진짜 쿠바를 알려면 진짜 쿠바인을 만나봐.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사실 너는 다른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쿠바노도 너를 이해할 수 없다. 너는 그냥 돈을 쓰다 가는 관광객이고, 너와 같은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쿠바에 온다. 너는 쿠바를 '저개발국가'로 볼 것이다. 닭고기가 떨어지면 식당은 문을 닫고, 물이 떨어지면 편의점에선 물을 팔지 않는다. 네가 구하고 싶은 물건은 찾을 수가 없고, 전화도 인터넷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야심한 밤 호텔 주변을 서성이는 수많은 쿠바의 젊은이들의 얼굴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피시의 불빛이 반사돼 있다. (호텔은 인터넷이 된다. 국영 망을 사용한다. 호텔 출입을 하지 못하는 쿠바인들은 호텔 주변에서 저마다 핸드폰,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몰두한다. 1세우세짜리 인터넷 카드를 사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1시간 동안 인터넷을 할 수 있다. 많은 쿠바인들이 페이스북을 한다.)진풍경이다.

그것을 너는 '저개발'과 '미개'라는 단어로 설명하려 한다. 너의 기준에 흡족하지 못할 경우 너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반응했다. 한국의 유력한 정치인이 지리산 노고단에 올라 한 마디 했다고 한다. '여기는 개발이 덜 됐네' 인터넷을 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몰려 있는 호텔 주변의 풍경도 너는 이국적이라 생각하고 셔터를 눌러댄다. 매우 너답게, 네가 속한 세상답게 풍경을 소비하는 너.

ⓒ프레시안(박세열)

이를테면 너와 쿠바는 사람과 나무다. 같은 공기를 마시지만 너는 산소를 마시고,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마신다. 왜 이산화탄소를 마시느냐고 나무에게 묻지 않는다. 같은 대기 속에 존재하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못사는 것도 아니고, 불쌍할 것도 없는 그냥 그들은 나무 같은 존재다. 물론 그들에겐 네가 나무와 같은 존재다. 네 욕망이 과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

이를테면, 어느날 석유는 고갈된다. 이 자명해보이는 사실 앞에서 너는 꽤나 여유롭다.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개발할 것이라고,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언제나 그랬듯이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70억 명을 먹여 살릴 에너지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너는 70억 명 중에서 대충 50억 명 정도를 밟고 서 있는 것인데, 그에 대한 죄책감은 없다. 네가 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너는 나머지 20억 명 중에서도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은 편리한 일이다.

석유가 고갈될 때, 우리는 석유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이 멈춘 그 때, 사람들은 쿠바를 연구할 것이다.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다르게 사는 법을 익혀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그들은 유기농법을 개발했고, 태양열 발전기를 보급하려는 노력을 했고, 부족한 약품을 만들어냈다. 결핍은 창조의 어머니다. 그들은 결핍이 있는 곳에 예방을 최선으로 했다.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시스템화 했다. 뉴올리언스나 뉴욕에 허리케인이 닥쳐 수천 명의 생명이 희생됐을 때에도, 쿠바에서 들려온다는 부고의 수준은 신문의 귀퉁이도 차지하지 못 할 정도였다. 결핍과 가난에 시달리지만, 그들의 평균 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노인들의 건강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담배의 천국임에도 불구하고!)

인류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디스토피아는 바로 쿠바일 것이다. 그들은 안락하고 풍요로움보다는, 지속가능함을 최우선으로 놓는다. 물론 그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쿠바를 방문했다. 그리고 미국과 수교가 이뤄지고, 개혁 조치가 연이어 발표되는 2015년 다시 쿠바를 찾았다. 쿠바의 미래는 어떨까. 아마도 그것은 자본주의의 미래도, 사회주의의 미래도 아닐 것이다. 쿠바의 지금 모습은 어쩌면 지구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보편적 인류의 미래일 수 있다. 미래에서 온 화석이라고 할까?

인류 문명은 유한한 자원의 토대 하에 세워져 있다. 20만 년 인류의 역사에서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약 250년 정도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인류가 석유를 파내기 시작한 게 19세기 중반이다. 160년 가량 석유를 마음껏 뽑아 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다음 100년, 그 다음 100년을 예상할 수 있을까? 다만 단서를 하나 제시한다. 쿠바 전문가인 일본의 요시다 타로 씨 책,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를 몇 구절 인용한다.

"현재의 공업 사회가 너덜너덜 무너지고 자유무역도 붕괴하기 시작하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사람들은 부드럽게 몰락해야 한다."

ⓒ프레시안(박세열)

세계가 몰락한다니. 거리에는 물건이 넘쳐나고, 전기불이 밤을 밝히고 있는 세상에, 세계가 몰락할 수 있다니.

몰락은 '하강'을 의미한다. 품격 있는 몰락, 품격 있는 탈석유는 미래 인류의 필연적 과제가 될 것이다. 몰락에 있어서만큼은 지구상에서 쿠바를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이다. 만약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한다면, 세계 4차 대전에서 사용될 무기는 돌도끼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세대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몰락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전기를 끊고 자전거를 타자는 말이 아니다. 부드러운 몰락은 부드럽게 찾아온다. 제트기는 고공 비행을 한다. 빠르게 가면 갈수록 속도는 더 빨라진다. 양력 때문이다. 속도를 낮추면 양력이 떨어지면서 추락한다. 엔진이 멈추면 끝이다. 복엽기 느리다. 그러나 추락하지 않는다. 엔진이 멈추고 날개에 구멍이 나더라도 조종을 잘 하면 바람을 타고 착륙을 할 수 있다. 요시다 씨는 "마르크스와 로스토의 예상과 달리 공업 사회의 뒤에는 농업 사회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하는 '몰락사관'이 서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풍요로운 몰락. 그는 이런 '부드러운 몰락'의 모습을 쿠바에서 발견한 것 같다. 교육, 복지, 농업 등 사회 시스템이 추구하는 (어쩌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선택했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쿠바는 못 사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계다. 이 전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쿠바 여행보다는 다른 여행지를 추천한다. 먹을 게 부족하고, 물자가 부족하고, 교통도 불편하고, 호텔, 식당 등 가는 곳마다 자본주의 시스템을 대놓고 무시해 우리를 당황케하는 그런 나라를 왜 여행하고 싶겠나.

400년이 넘는 스페인 지배. 그리고 19세기 말 두 번의 독립 전쟁.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의 쿠바 개입. 미국을 등에 업은 독재자, 올긴 출신의 풀헨시오 바티스타 등장. 그리고 1959년 혁명. 혁명 전까지의 대략적인 쿠바 역사다. 1959년 쿠바 혁명은 베트남 전쟁, 중국의 마오이즘과 함께, 1968년 전 세계를 휩쓴 이른바 68혁명의 상징적 모티브가 된다.

혁명에서부터 '다른 세계' 쿠바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델 카스트로는 혁명 후 모든 쿠바 내 외국, 특히 미국의 자산을 몰수하고 국유화 한다. 미국의 손톱 밑 가시가 된 것이다. 미국은 쿠바에 대해 금수 조치를 단행하고, 쿠바와 거래하는 모든 기업과 국가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하게 되는데, 이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실패한 작전이었던 피그만 침공을 겪으며 위협을 느낀 피델 카스트로는 결국 '진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미국과 관계를 단절한다. 이때 손을 내민 것이 소비에트연방, 구소련이었다. 제 3차 대전 발발 직전까지 갔다고 하는, 이른바 쿠바 핵 위기를 거치면서 미국과 쿠바는 화해할 수 없는 길을 걷는다. 카리브 해에 위치한 이 작은 나라의 경제는 소련 의존도를 높여간다. 아프간 침공을 기점으로 몰락해가던 소련은 1989년 결국 붕괴하게 된다. 그리고 쿠바에 거대한 쓰나미가 닥친다. 이른바 '평화 중 특별한 시기'다. 쿠바의 설탕을 비싼 값으로 사주고, 싼 값으로 화학 비료와 석유를 제공해주던 소련이 붕괴하면서 혼돈의 시기가 찾아온다.

특히 석유의 부재는, 농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을 멈추게 했다. 사탕수수 등 몇몇 작물만 키워오던 농지에 갑자기 채소를 심는다고 제대로 자랄 리가 없다. 화학 비료에 의존해오던 터라, 땅은 척박해졌고 지력은 떨어졌다.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상하다. 다른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소련과 함께 몰락하거나, 가혹한 자본주의식 구조조정을 감내할 때, 쿠바는 다른 길을 걸었다. 화학비료 없는 유기농법을 개발하고, 의약품을 자체 생산했다. 석유 없는 삶을 위해 '가난하게 살기'를 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쿠바의 죽음을 점쳤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예측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식량 자립도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고, 생필품은 태부족이다. 물 한 병을 사기 위해 동네를 뒤져야 할 때도 있다. 물의 절대량이 부족하지는 않다. 다만 네가 머물고 있는 동네의 슈퍼마켓에 물이 떨어졌다면, 난감할 것이다. 비축량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개념이다. 백화점에 물건이 넘쳐나는 우리의 삶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2000년대 들어 특별한 시기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제들은 많다. 가난함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조금 더 나은 삶을 찾고 싶은 욕구는 어쩔 수 없다.

"쿠바는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냐. 그 많은 돈이 무슨 필요람. 그런데,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여기 낡은 선풍기가 있어, 좀 더 좋은 선풍기를 가질 수 없을까?"

ⓒ프레시안(박세열)

즉, 자본주의는 거부한다, 다만 조금 더 풍족한 사회주의를 바란다는 것이다. 냉혹한 국제 정치의 질서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이런 바람은 다소 나이브해 보인다. 그래도 쿠바인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들은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런 쿠바가 최근 변하고는 있다. 2006년, 라울 카스트로가 권력을 이양받은 후 2008년 첫 개혁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내국인의 호텔 출입을 허가하고, 핸드폰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가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이 개혁은 아바나 시민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2011년 1월, 보다 혁신적인 2차 개혁 조치가 취해진다. 사실상 1959년 혁명 이후 처음으로 '민간 파트'를 풀어 제친 것이다. 공무원 숫자를 대폭 줄였고, 동시에 헤어 드레서부터, 일회용 라이타 수리공까지, 178개의 직업을 민간에 풀었다. 2010년에 25만 명이 민간 영역에 종사하던 게, 2013년에는 4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관광 산업은 더욱 활성화됐다. 2012년부터는 쿠바인의 외국 관광도 제한적으로 허가하게 된다. 그러나 내국인 경제의 이중화가 심해지면서, 여러 부작용들도 나타나고 있다. '불법적인 직업'들도 늘어나게 됐다. 2013년 10월, 3차 개혁 조치가 취해진다. 자동차 매매를 합법화하고, 부동산 매매도 가능하도록 풀었다. (물론 합법화 됐다는 말이 차를 곧바로 살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차를 매매하는 데 따른 규제들은 여전히 엄격하다. 또한 차 가격은 한화로 수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게 책정된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도 2008년 말,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쿠바에 있는 친인척들의 교류와 관련된 제한을 풀었고, 금수조치도 다소 완화했다. 이런 양 측의 변화가 맞물려 결국 외교 관계 회복이라는(서로간의 노림수는 분명히 다를 것임에 틀림없을)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지금 젊은 쿠바인들은 라울의 추가 개혁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어떤 조치들이 나올지는 모른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난 짐승같은 자본주의의 고삐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쿠바가 가진 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사회 개혁 조치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외국 자본의 진출을 과연 쿠바 정부가 허용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현재 외국계 기업은 쿠바에 들어와 합작 형태로 사업을 한다. 그러나 소유와 경영은 쿠바 정부의 몫이다. 제한적으로 외국계 기업이 쿠바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그런 기업들은 쿠바 사람들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줘야 한다. 이를테면 외국계 기업은 쿠바인을 일정 숫자 이상 고용해야 한다. 숙련 노동력을 본국에서 데려올 수 없다. 쿠바의 '부'는 기본적으로 쿠바인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대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할까. 또한 쿠바 정부에 세금도 많이 내야 한다. 다른 방식의 보상도 물론 존재한다. 이를테면 노르웨이 기업이 쿠바에서 제한된 영리 활동을 할 때, 노르웨이 정부는 쿠바의 빈민가를 보수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펀딩을 대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외국계 기업들의 파트너는 쿠바 정부다. 그래서 이런 '딜'이 가능하다.

ⓒ프레시안(박세열)

쿠바 내 적십자 활동을 돕는 멕시코의 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다.

"적십자가 주체로 있는 쿠바 내 빈민 프로젝트를 돕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멕시코에서 물건을 들여와 적십자에 제공하는 일입니다. 안전모, 각종 장비, 기자재 등이죠. 이 돈은 노르웨이 정부가 댑니다. 저는 중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죠. 그런데 NGO의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나 다른 나라에서 쿠바에서 생산되지 않는 자재 등을 들여오기가 쉽지 않아요. 벌써 수 개월 째 허가를 받기 위해 쿠바를 들락거리고 있답니다. 적십자가 하는 일인데도 말이죠."

규제가 꽤나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강력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을까? 일단은 부정적이다.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국민의 재산을 외국에 침탈당했을 때 어떤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쿠바는 이미 뼈저리게 경험해 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쿠바가 자본 시장을 개방하고 투자 유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그런 경험이 있다. 국민의 재산을 타국의 이윤을 위해 강제로 빼앗겼던 시절이 있었다. 쿠바는, 쿠바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라울 카스트로는 스스로 2017년까지 집권하겠다고 말을 했다. 2018년부터 쿠바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쿠바는 늙어가는 혁명과, 고통스러운 출구 사이에 껴 있다'는 혹자의 평이 떠오른다.

'몰락 선진국' 쿠바는 어쩌면 지구의 'DMZ 생태공원' 같은 곳이다. 국제 정치 역학에서 비롯된 지속적인 에너지난은, 쿠바의 대체 에너지 연구를 추동했다. 아마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쿠바는 당분간 살아갈 힘이 있을 것이다. 이 작은 나라는 연구 가치가 있다. 미래를 위해서다. 편견을 벗고, 의심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때다. 하나의 욕망이 다른 욕망을 살인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 명심하라. 역사에서 언제나 폐허를 만들어 왔던 것은, 잘 짜인 하나의 질서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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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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