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버튼즈 [Some Kind of Youth] 7/10
데드 버튼즈(Dead Buttons)는 2012년 홍지현(기타, 보컬)과 이강희(드럼, 보컬) 이인조로 결성한 록 밴드다. 일찌감치 언더그라운드 록 신의 기대주로 관심은 모은 이들은 지난해 잔다리 페스타 등의 출연을 기점으로 영국의 인디 레이블 발틱 레코즈(Baltic Records)와 계약, 데뷔작 [섬 카인드 오브 유스(Some Kind of Youth)]를 국내와 영국에서 발매하게 됐다. 비영어권 뮤지션으로서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다만 발틱 레코즈도 보유한 뮤지션 라인업이 크지 않은, 신생 레이블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들의 성장세는 올해 유럽에서 가질 공연에서 얼마나 많은 팬의 귀를 훔칠 수 있느냐에 따를 것이다.
일찌감치 큰 기대를 모은 상황에서 신의 터주대감인 크라잉 넛의 김인수가 프로듀싱한 데뷔작 [Some Kind of Youth]에는 제목 그대로 시퍼런 젊음이 널뛴다. 클래식 록 사운드를 토대로 개러지 스타일과 블루스, 펑크(punk)가 혼합된 이 작품에서 보컬은 절규하고, 각 파트의 악기는 질주한다. 후렴구는 명징하게 귀에 들어오고, 메시지는 확실하다.
앨범은 젊음을 이야기한다. 이들이 말하는 젊음이란 "청춘은 아름답다"는 투의 박제화한 낡은 명제가 아니다. '16-22'에서 화자는 16살 때 이미 미래를 잃었고, 17살이 돼서는 즐거움을 잃어버린 노동계급으로 전락한다. 이미 십대 때 암울한 미래가 그려졌다는 이 이야기는 22살이 된 후 더 잃을 게 없어 꿈꾸는 청춘이 되어버렸다는 설명으로 과거의 비극적 청춘송가와 결을 달리한다. 이는 혁명의 기운을 간직했던, 혹은 잿빛 현재의 안에서도 미래를 낙관하던 과거의 청춘상과 다르다. 바로 오늘날 우리의 십대, 이십대의 목소리다.
'I Need a Million'에서는 쓸모없어진 청춘이 원하는 건 단지 내 집을 갖는 것, 그리고 차를 사는 것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내가 백만장자가 된다면 너를 상처주지 않으리"라고 외친다. 남을 짓밟고 올라서서 권력을 쟁취하리라는 90년대의 당위는 사라진 지 오래다. 쓸모없어진 청춘이 가질 수 있는 꿈은 이렇게 소박해진다.
이들은 네 스스로 일어서라고 북돋기도 하고, 방황 끝에 찾은 벅찬 새로운 세계로 뛰쳐나가라고도 권한다. 그러나 앨범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패배한 젊음이다. 시작하는 순간 패배가 확정된 잿빛 청춘이다. 이 청춘의 이야기를 이들은 가히 기본적이라 할 만한 명징한 사운드에 담았다.
시대를 치고 나가는 곡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트랙은 단단한 뿌리를 내린 채 완성되었다. 절규하되 필요한 절규로 느껴지고, 형식미를 추구하는 듯한 구성도 과장된 악곡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사람12사람 [Feels Too Letter] 7.5/10
'일렉트로닉'이라는 단어에 매몰되어 선입견을 가지면 곤란하다. 전작보다 더 어쿠스틱해진 이번작의 사운드는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한다. 쓸쓸함을 고양하는 스트로크 위로 보컬과 전자음이 부유한다. 큰 공간감과 긴 여운을 남기는 음악이다.
이 때문에 앨범의 정서적 위치는 차라리 어쿠스틱 발라드 사운드에 가깝다. 'Shatter Guy'가 예외적으로 90년대 브리스틀 사운드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다른 모든 곡에서 지음의 기타가 가지는 위상이 커졌다. 모왁스(Mo'Wax) 등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레이블 류의 어두운 기색이 살아있지만, 이들의 사운드는 보다 서정성 짙다.
때로 황홀한 감정을 일으키지만, 대체로 앨범의 지향점은 축축한 한 밤의 골방에 가깝다. 자전적 이야기는 듣는 이를 침잠케 한다. 이 시대의 비트라 칭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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