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安신당 회의 첫 참석…"더민주 변화, 신당 효과"

"야권 통합 적극 나서겠다"…주승용, 신임 원내대표에

병원 입원으로 '안철수 신당'(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던 윤여준 창준위 공동위원장이 22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일 한상진 서울대 교수와 함께 공동위원장직을 맡기로 결정한 뒤 2주만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당 기획조정회의 참석차 당사를 찾아 기자들 앞에 서서 "뜻밖에 2주간 입원해 있다가 어제 퇴원했다"며 "사실 완전히 회복이 덜 됐다고 의사들은 만류하는데 무리해 일찍 나왔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입원이 길어지면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소문이 나왔던 데 대해 "제가 아파서 누워 있는데, 억측들이 있었던 모양"이라며 "가족들은 단순히 제 건강 때문에 (신당 참여를) 만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후 매주 월·수·금요일에 열리는 신당 지도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정치 현안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당을 바꾸겠다'고 하시는 것으로 들었다"며 "현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보더라도 얼마 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고 긍정 평가하면서, "그게 국민의당 효과다. 안 의원이 탈당해서 이렇게 (신당 창당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렇게 했겠느냐"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자신과 교분이 있는 박영선 의원이 더민주에 잔류하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던 중 이같이 말하고 "김 위원장이나 박 의원 같은 분이 힘을 합쳐 더민주를 좋은 정당으로 바꾸면 한국 정치 발전에도 좋은 일이고, 국민의당으로서도 선의의 경쟁자가 되니 좋은 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병석에 있는 사이 한상진 공동위원장이 김종인 위원장의 전두환 군사정부 참여 경력을 비난한 데 대해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뭐, 보는 관점에 따라 큰 흠결이라 보는 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저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균형 있게 가야 한다고 본다. (국보위 참여가) 흠결이라 해도 국익에 기여한 것도 그에 못지 않다. 1987년에 헌법개정하면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끈질기게 설득해 119조 2항을 넣은 것이나, 근래에 와서 한국사회에 경제민주화라는 가치를 세운 것은 공로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제가 김 위원장과 친해서 많은 대화를 하는데, 만나면 제가 경제 쪽 질문을 많이 하지만 정치 쪽에도 탁월한 실력을 가진 분이다. 문재인 대표가 좋은 분을 영입 하셨다고 본다"며 "한 번 만나봐야 하는데 언론에서 이상하게 볼까 봐 못 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한 위원장이 '이승만 국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서는 "한 위원장이 그에 대해 충분히 해명했다"며 "역사란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해석이니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영원한 논쟁의 영역 아니냐"며 즉답을 피했다.

▲윤여준 국민의당 창준위 공동위원장이 22일 오전 당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安신당 주요 인사들도 '더민주 변화, 우리 당 때문'…김종인-박영선 효과 의식?

윤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변화는 국민의당 효과"라고 한 것과 같은 기조의 발언은 이날 아침 신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한상진 창준위 공동위원장은 "그토록 변하기 어렵다 생각했던 더민주가 변화의 길에 들어섰다. 국민 기대에 맞는 새로운 정당으로 출범한다면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도 더민주의 변화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권위주의로의 퇴행, '민주당' 전통을 송두리째 버릴 것 같은 더민주의 행태에 대해서는 싸울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과감히 대타협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정치적 타협도 불가피하다 생각한다. 계류 중인 법들을 포함해, 국민의당은 나름대로 당론을 정해서 국정 운영에 협력할 것은 깔끔히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확실히 반대하는 3당의 위치를 확립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상임부위원장은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되는 요즘"이라며 "정치권이 요동치는 와중에 우리도 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각오를 다질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실 정치의 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워야겠고, 야권 다른 세력과의 통합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주승용 신임 원내대표도 "어제 양당이 쟁점법안 몇 개에 합의했다"며 "이것도 국민의당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느슨해진 양당제에서 '기업 활력 제고'(원샷법 입법 취지)가 아니라 '정당 활력 제고'를 하는 국민의당이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했다. 장병완 신임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본 것도 다른 법안이나 사안과의 연계 때문에 못한 경우가 많다"고 비판하며 "국민의당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률 자체의 논리적 타당성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법안 연계처리 반대'를 선언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전날 밤 10시부터 이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했다고 최원식 대변인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교섭단체 구성과, 더민주당 제외한 야권 재편에 대해 깊숙한 논의가 있었다"고 의총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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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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