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야당 의원 지역'이라고만 해서야 감을 잡기 난망하다.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현역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인 곳이 28곳이고, 야권 성향 무소속인 곳이 3곳(김한길, 안철수, 최재천)이다. 새누리당은 48석 가운데 17석이다.
앞서 이날 <중앙일보>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주말 안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잇달아 직·간접적으로 접촉을 가졌다면서, 안 전 대법관에게는 서울 중랑을 지역을, 오 전 시장에게는 서울 구로을 지역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중랑을의 현역 의원은 초선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으로, 중랑구는 갑(서영교), 을 두 지역 모두 야당이 석권할 만큼 야성이 강한 곳이다. 구로을은 3선인 박영선 의원이 지난 2번의 선거(초선은 비례 대표)에서 승리를 거둔 곳이며, 그에 앞서서는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였다. 구로을은 관악을과 함께 야당의 '성지'였다. 지난해 4.29 재보선에서 관악을에서는 27년만에 처음으로 새누리당 당선자(오신환 의원)가 나왔으나 구로을은 아직 무너지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안 전 대법관이 중랑을 출마에 난색을 보이자 서울 광진구나 도봉구 출마는 어떠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광진구 현역 의원은 김한길(무소속·갑), 추미애(더민주·을)이고, 도봉구 역시 더민주당 소속 인재근(갑), 유인태(을) 의원이다. 광진과 도봉 역시 야세(野勢)가 강한 곳이다.
김 대표는 이 보도에 대해 이날 아침 "일부 일간지 보도는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몇 시간만에 안 전 대법관의 서울 출마 선언이 나오면서 실제로 안 전 대법관이 거론된 지역구들 중 하나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보도와 관련,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얘기하는 행동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더 나아가 새누리당 선거를 불리하게 만들 뿐"이라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안 전 대법관은 "최근 김 대표와 만나 개인적 얘기를 듣고 총선 상황에 대한 일반적 얘기를 나눴음에도, 논의도 하지 않은 사실이 흘러나온 사실은 매우 불쾌하다"며 "(출마 지역은) 출마하는 사람의 의견도 들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구로을 출마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진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문화일보>에 "김 대표로부터 구체적 지역을 제안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며 현재로서는 서울 종로 지역 출마를 접을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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