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을 향해 '러브콜'을 해 온 천 의원으로선 정치권 교체 대상으로 거론해온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들과 함께 손을 잡아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 의원은 이날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김 의원의 탈당과 안철수 신당 합류 방침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광주·호남에서 당이라는 실체는 그 당의 국회의원으로 상징된다"면서 "새정치연합의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받아 내년 총선에 나오는 것을 상정하고 새로운 인물을 모아서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나와버리면, 나와서 신당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그렇다고 탈당한 분들에게 '잘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잘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역 의원들을 신당에 '포섭'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말로만 신당이라고 하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낡은 체제와 인물, 비전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더 후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당은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에 대해서는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상대방들과 널리 연합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매우 중요한 것은 독점·독식 체제에 강력히 맞서고 타파할 수 있는 헌신성과 용기를 갖춘 선명한 가치와 비전"이라고 말했다.
또 "늘 중도를 말하는 분들에게 조금 미심쩍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쩌면 독점·독식 체계에 맞서 타파하겠다는 의지가 박약한 것은 아닌지, 어느 정도 타협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솔직히 의심하는 수가 있다"고 밝혔다.
'중도를 지향하는 안 의원과 같이 하기 어려운 것이냐'는 질문에는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앞으로 안 의원이든 다른 신당을 추진하는 분들이든 어느 정도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상태가 돼야 함께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와는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나 한국사회의 탐욕·독점세력에 맞설 사람을 광범위하게 모아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무엇을 중심으로 모아야 할 것인가라는 가치와 비전이 선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해서는 "물론 소통하고 협의할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그분들은 정계 은퇴 상태다. 가치 공유 이전에 정계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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