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규모 세 과시…"4대강 사업 정말 잘했다"

18일엔 전현직 친이계 모아 성대한 생일파티 예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인 옛 친이계 정치인들이 17일 4대강 사업지 중 하나인 여주 강천보에서 대대적인 송년 모임을 가졌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을 비롯한 MB맨들이 최근 20대 총선 채비에 나선 상황에서 옛 친이계의 대규모 세 과시를 위한 모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송년 행사의 공식적인 명분은 '트리플 데이' 부부 동반 송년 모임 행사다.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일,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오는 19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강천보 한강문화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말 모처럼 와서 이래 보니까 감개도 무량하지만 보니까 정말 잘했다"고 자평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관광객 뿐 아니라 여주시민들이 들어와서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되고 문화공간이 되어서 참 잘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옛날에 내가 서울시장 할때 여기 물이 넘쳐나가지고, '이 물이 더 넘쳐나면 서울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일은 전혀 없이 다 정리되고, 겨울에 와보면 여기가 도랑이었는데 지금 한참 물이 귀할 때 가득 차 있는 걸 보니까 아주 참 마음이 따뜻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원래 12월 18일은 우리 청와대 근무했던 분들이 모여가지고 내 생일을 축하해 준다는 의미에서 매년 모이는 것"이라며 "특별한 것은 아닌데, 금년에는 좋은 호텔이 여주에 지어졌다고 해서 기왕이면 거기 가서 가족들끼리 함께 하자 이렇게 돼서 온김에 강천보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인사는 류우익, 정정길, 임태희,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박형준, 김두우, 이동관, 최금락, 홍상표 전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정동기, 이종찬 전 민정수석, 어청수 전 경호처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달곤 전 행안부장관,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등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여주 인근 호텔에서 만찬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8일에는 30~40여 명의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과 강남에서 생일 파티를 겸한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갖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가 대거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날 이 전 대통령과 함께 강천보를 찾은 측근들 중에는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인사도 많다.

임태희 전 실장은 본인의 원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에 도전장을 내고 고토 회복을 꿈꾸고 있다. 이 지역은 전하진 의원 지역구로, 전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된다.

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최근 서초을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이 전 수석과 함께 김무성계로 꼽히는 정옥임 전 의원이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초을 현역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훈 의원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 전 수석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아직 3년 남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열심히 하고 있다. 한창 일할 때"라며 "잘하고 있는데 무슨 조언을 하느냐"고 박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 지역에서는 옛 친이계와 친박계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도 서울 성북을에 출마해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이 지역 현역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인데, 신 의원은 현재 입법로비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영등포갑,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강원 원주갑, 권택기 전 의원이 경북 안동시, 안경률 전 의원이 경남 기장군, 이방호 전 의원이 경남 사천·남해·하동 등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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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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