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친박계에 "패거리 공천 하려나" 직격탄

이재오·이인제 최고위 회의서 공천룰 두고 설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특정인 배제를 위해 공천 룰을 만들고 있다"며 친박계를 정면 비판했다.

이 의원은 9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 당은 18대, 19대 공천에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현 지도부는) 20대 공천은 그런 패거리 공천이 아니고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주겠다고 공약했었다"고 운을 뗀 후 "(그런데) 내부적으로 단합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싹트고 있다고 진단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은 신입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하는데 당원들의 경선 참여 비율을 줄여주는 것이 신입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당원들 권한 행사를 50대 50(당원 50%·일반유권자 50%)으로 해 놓다는 것은 신인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런 모순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일반유권자 100%로 경선)를 제안했는데, 그것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가 도입을 주장하는 결선투표제에 대해서도 "이것은 본선 경쟁률을 현저하게 약화시킨다. 특히 수도권에서 그렇다.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았는데 뒤집어진 후보가 본선 후보를 지원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차에서 떨어진 사람도 안 도와주는데, (결선투표를 하면) 틀림없이 (군소 후보간) 야합, 돈 선거 등 온갖 불건전한 예를 들어 당내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장점도 있지만 그 문제점이 더 크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헌·당규에도 결선투표는 근거가 없다"며 "그 중차대한 문제를 의총에 말 안하고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절차상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정인 배제를 위해 룰을 만든다면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며 "우리 당이 20대 총선을 이기고 더 나아가 다음 정권을 창출하고자 한다면 20대 공천이 패거리 공천이 아니고 국민공천제 정신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근 '신박'으로 불리는 이인제 최고위원이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결선투표제와 관련해 오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결선투표제 경선의 방법은 당헌·당규와 상관없다. 결선투표제는 조합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든 당내 경선이든 형식이 문제가 아니다. 레이스가 핵심이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차별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과정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선투표제는 친박계가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제도다. 그러나 비박계에서는 경쟁력이 약한 친박계가, 비박계 현역 의원 물갈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도입을 주장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이 친박계의 '패거리 공천' 움직임을 비판하는 것도 아이러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이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 공천 학살'의 주역으로 지목돼 친박계의 집중 비판을 받았었다. 권력의 주류는 바뀌었지만, 새누리당의 공천권 싸움은 과거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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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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