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로스쿨 학생회가 이날 늦은 오후 각 학교에서 긴급 총회를 열어 집단 자퇴와 학사 일정 거부 등을 결의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일찌감치 오후 2시 총회를 열어 학생 전원 자퇴서 작성을 의결했다. 로스쿨 재학생과 휴학생 포함 전체 인원 480명 중 350명이 투표에 참여해 29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또 모든 수업과 기말 시험 등 학사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다음 학기 등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학내외에서 사시 폐지 유예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 행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법무부의 유예 선언은 사실상 사시의 부활과 같으며,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학교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 담긴 자퇴서를 작성해 학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를 연 다른 로스쿨 학생들도 집단 자퇴와 학사 거부를 결의했다. 동참한 학생들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와 건국대 등 로스쿨생들이다.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는 4일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 로스쿨 중에서는 전남대 학생회가 이날 긴급 총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의논했다.
학생뿐 아니라 학교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4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민영성 부산대 로스쿨 원장은 "정부의 사시 폐지 유예 결정은 신뢰 위반"이라며 "로스쿨에 대한 지적은 악의적인 것이 많으며, 로스쿨에 문제가 있으니 사법 시험이 좋다는 의견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준혁 인하대 로스쿨 교무부원장은 "법무부 안은 아직 법률로 실현된 것이 아니어서 효력이 없지만, 이는 그동안 정부를 믿고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의 길을 준비해온 이들의 신뢰를 저버린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손종학 충남대 로스쿨 원장은 "사시 폐지를 4년 미뤄봐야 갈등만 불거지니 빨리 결정해 혼란을 끝내야 한다"며 "오늘 발표는 법무부, 즉 정부의 입장일 뿐인 만큼 국회가 현재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을 처리해 사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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