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하태경 "백남기 씨 중태, 시위대도 책임"

시위대 '안전' 스스로 책임져라?…책임 '떠넘기기'

지난 주말 도심 집회 중 경찰의 물대포 직사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은 백남기(69) 씨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백 씨가 중태에 이르게 된 책임을 시위대에 돌려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18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게 경찰만의 책임이 아니라 폭력 시위대와 공동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최루탄과 화염병이 서로 날아다녔던 80년대 시위 현장에서 저희들도 노약자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때에도 경찰이 살수 전 "경고 방송을 했다"면서 "시위대들은 앞에 노인이 있는 것이 뻔히 보이면 앞으로 밀쳐내야 한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만 명이 모인 당일 집회 참가자 중 한 축이 애초 농민이었다는 점에서 하 의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이날 고령의 농민이 대거 집회에 참여한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살수 규정을 어겨가며 불특정 다수의 시위대 머리를 향해 직사의 물대포를 살수했다.

더욱이 현장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 등을 보면, 백 씨가 쓰러진 직후 그를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백 씨 주변으로 몰려들었음에도 경찰은 백 씨를 겨냥한 살수를 멈추지 않았다.

하 의원은 또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이 물대포가 백 씨의 머리 부분을 향해 있다는 것을 '몰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조사 결과는 "모르고 우연히 맞았다는 건데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살수차 모니터 화면이 가로 15센티미터, 세로 11센티미터밖에 안 된다. 화면 절반 정도가 물을 쏘면 가려져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하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물대포를 맞는 시민의 상태와 연령대를 애초에 제대로 알 수 없으며 따라서 시위 중 '안전'은 시위대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종합된다.

한편, 백 씨의 가족과 농민단체는 이날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제4기동단장, 현장 경찰관 등을 살인미수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등으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캡사이신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 직사 행위가 생명·신체에 위험하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경찰이 경고 방송 없이 10미터 이내 거리에서 기준의 배가 넘는 압력으로 살수했다"면서 "경찰이 피해자의 생명에 대한 위해성을 인식하고 이를 감수할 의사로 살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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