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美 경찰은 시민 쏴 죽여도 무죄, 그게 선진국"

"집회 배후 색출해야" "광장 없애야"…물대포 이어 대국민 '막말' 포화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등의 총궐기 집회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테러 집단' 낙인 찍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경찰이 쏜 최루액 포에 맞아 뇌수술을 한 농민 백남기(69) 씨의 상태가 여전히 위중한데도 새누리당은 아랑곳없이 "공권력을 무시한 불법 집회 배후 세력을 색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도심 "광장을 없애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영 이원은 16일 오전 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미국에서는 공무 집행 중 경찰이 시민을 쏴 죽여도 무죄"라면서 "미국에서는 (시위대가) 폴리스 라인을 벗어나면 경찰이 그대로 (시위대를) 패 버린다. 그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이 죽은 일 10건 중 8~9건은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며 "범인으로 오해받은 사람이 뒷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는 것으로 인식해 경찰이 총을 쏴서 죽여도 그걸 당당한 공무로 본 것이다. 이런 것들이 선진국의 공권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노근 의원은 "광화문에서 열린 반 정부 세력들의 집회를 보면 사전에 과격 난동·폭력을 준비했기 때문에 이들은 유사 범죄 단체에 해당한다"면서 서울시청 광장과 광화문 광장은 "이미 좌파한테 점령당한 저들의 해방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인숙 의원은 "광장을 없애야 한다"며 이 의원의 말을 이어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한 야당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은 19대 총선 전에는 종북 세력에게 표를 구걸하기 위해 종북 숙주 역할을 자처하더니 이번에는 폭력 난동 세력에게 표 구걸을 하기 위해 '폭력 숙주' 역할을 자처한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프랑스 파리에서 극단적 테러를 일으킨 이들에 곧바로 빗대 논란을 자초했다. 서 최고위원은 "우리는 다 같이 지난 주말간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하나는 파리의 IS 집단 테러고, 하나는 우리 국내에서 일어났던 불법 시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정주의로 인해 지금 이 같은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사법 당국이 이런 기본질서를 해치는 일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IS의 테러에도 이길 수 없다. 이것부터 확실히 뽑아놓아야 국제 테러에도 맞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서울 도심에서의 불법 폭력는 극단적인 반체제 세력들이 배후에서 조종한 폭력이었다"면서 "배후 세력을 근본적으로 제어해야 한다. 일반 시위자만 처벌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주최한 민주노총 등에 대한 표적 탄압 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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