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대자보 쓰기 운동 등 국정 교과서 논란 속에서 대학생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대학 사회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자체 토론회를 마련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 확정 고시가 난 3일,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는 '대학생, 국정화를 말하다' 토론회를 개최해 국정 교과서에 대한 대학생들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국정화 찬성 측에는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이자 경희대학교 학생인 김동근 씨,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이자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인 여명 씨가 나섰고, 반대 측에는 고려대학교 국정화 반대 모임 '민주광장' 제안자 최민식 씨와 아울러 '국정 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대자보를 써 화제를 불러모은 연세대학교 학생 박성근 씨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찬성 측은 기존 검정제 하의 교과서 대부분이 반(反)자유민주주의 서술로 점철돼 국가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정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근 씨는 "처음엔 방식이 국정화라는 데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지만, 국정화 방식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검인정 교과서를 학생들로부터 격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가의 정통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교학사 교과서뿐"이었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논리와 마찬가지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명 씨는 교육 현장에서의 좌편향 교육을 크게 문제 삼았다. 그는 "현 검인정 교과서들에는 김정은 정권의 무력 도발에 대해선 한 줄도 서술하지 않는 등 북한에 대해 경도돼있다"며 "검인정 7종 교과서 대부분이 좌편향 민중사학자들과 전교조 소속 교사가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했다.
여 씨는 국정화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오늘 이미 국정화 확정 고시가 나왔다"며 "대학생들은 이제 어떻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 것인지, '어떻게'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게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검정 체제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정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박성근 씨는 "저도 북한의 무력 도발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검인정 체제에서 그 내용을 넣으면 된다. 북한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는 게 국정화가 필요한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과서에 일본을 좋아한다고도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검인정 체제가 아니라 국정 체제의 교과서에 들어가면 거를 단계도 미흡하고 선택할 자유도 없다. 그냥 밀어붙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북한을 싫어하면서 북한의 통제 방식을 왜 따라가는지 모르겠어서 비판하고자 대자보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식 씨는 "여당에서는 역사학자 90%가 좌편향이라고 했는데, 그건 본인들이 제일 오른쪽에 치우쳐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좌편향이라고 하면 그럼 왜 진작에 적화통일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왜 10%의 의견을 나머지 90%에게 강요하느냐"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