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국정 교과서, 그 자체가 독재"

새정치, 이틀째 국회 농성…이종걸 "큰 불편 용서해달라"

정부가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확정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력히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 철야 농성에 이어 이틀째 국회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행정 절차를 위배한 불법 행정"이라며 "이렇게 압도적 다수의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불법 행정을 강행하는 것이 바로 독재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문 대표는 "역사 국정 교과서는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일 뿐 아니라, 그 교과서 자체가 독재"라며 "역사 국정 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자들이 아니다. 독재주의자들이고, 전체주의자들이고, 국가주의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총회에서 국정화 확정 철회, 황우여 교육부 장관 사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규탄문을 채택했다.

당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무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고시 강행에 따른 야당의 반발로 본회의뿐 아니라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까지 '올스톱'됐다. 이날 예정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미뤄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회를 중단하면서까지 (정부와 여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잘못된 태도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를 중단하는 것이 국민에게 큰 불편을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이번엔 용서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새정치연합 의원과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11시 30분 국회 앞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을 즉각 철회하라", "박근혜 정부는 친일 미화 독재 미화 시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새정치민주연합이 3일 국회 앞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오후에는 상임위별로 소속 의원들이 국회 앞 농성을 이틀째 이어가는 한편, 이날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가 발표한 '국정 교과서 대국민 담화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주까지를 '규탄 주간'으로 두고,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대국민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그 외에도 헌법 소원, 확정 고시 효력 정지 신청, 집필 거부 운동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여야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 등 국회 일정도 다음 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 또한 이날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상정 대표는 "오늘 황교안 총리의 대국민 담화는 색깔론을 동원해 사실관계를 왜곡 편집하고 검인정 교과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면서 "'다양성이 없어서 단일화 하겠다'는 궤변, 이게 막걸린지 말인지 모를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정부가 각종 법을 어기며 만든 '불법 교과서'로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겠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민생 파탄과 국회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려는 뻔뻔한 작태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국정 교과서, 각종 법령 위반…불법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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