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30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이 속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국방위원인 유 전 원내대표는 "국방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국방과학연구소장 등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러 가서 한 시간 동안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성공할 수 있다' 보고하고 격려받고 나온 것"이라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 공군 등 막대한 예산을 쓰는 사람들이 요지부동으로 대통령까지 속여 가면서 이러느냐"며 "국회에서도 11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오늘 그냥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위가 며칠이고 시간을 둬서 KF-X 예산에 대해 회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KF-X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주장한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국방 당국의 말이) 계속 엇갈리니까 백 마디를 해도 신뢰가 안 간다"고 질타하며 "정리해서 사업을 추진하자"고 했다. 정 위원장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린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국회 국방위원장 "KF-X 사업, 방사청·공군 등 감사 필요")
야당은 KF-X 사업의 재검토를 주장해 왔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방위 회의에서, 미국이 핵심 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처음 (KF-X) 계획을 수립했을 때의 전제가 무너졌다"고 규정하며 "미국 정부의 승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이 안 됐을 경우 자체로라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동일한 정도의 기술확보가 가능한지, 기술이 개발 된다고 해도 통합적인 체계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시간이 더 소요되지 않을 것인지, 예산 더 들지는 않을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기본 전제가 무너졌는데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느냐"고 국방 당국을 질타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문 대표의 주장에 대해 "전제가 무너졌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단 한 장관은 "4개 기술(이전)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혼란을 초래했다면 잘못됐다"며 "적시에 (보고를) 못한 것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방위 예결소위는 전날 KF-X 사업 예산 670억 원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켰지만, 예산을 집행하기 전에 '4대 기술' 개발 가능성 대한 평가를 국방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부대 조건을 달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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