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총리는 또 교육부가 학생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가르치기 위해 '주체사상', '북한 세습체제', '천리마운동' 등을 한국사 과목 성취 기준에 포함시켜 놓고 있는데도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주체사상을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없다"거나 "그런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있나. 대한민국에서 주체사상 가르치라는 정부가 어디 있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黃 "그런 가이드라인 있겠나. 사실관계 확인해 달라"…질문한 野의원 '황당'
황 총리는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이 지난달 23일 교육부가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주체사상 등에 대한 이해를 학습 목표로 정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처음 듣는다는 듯한 말투로 "주체사상을 가르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없다. 가르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있겠지만…"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은 의원에게 오히려 반문했다. 질의를 이어가려던 은 의원은 황당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황교안 : 주체사상을 가르치라고 말하는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 중에 어디 있습니까?
은수미 : (교육부) 가이드라인 본 적은 있으세요?
황교안 : 그런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있나. 대한민국에서 주체사상 가르치라는 정부가 있겠나.
은수미 : 본인이 말한 게 사실이 아니면 총리직을 내놓겠느냐.
황교안 : 제가 왜 사실이 아닌 말을 하겠나. 아니, 그런…. 주체사상을 가르치라는 고위공무원이 어디 있나.
새정치연합은 전날 당 공식 논평을 통해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사회과 한국사 성취 기준에서 '주체사상과 세습체제' 등을 학습요소로 명시했다"며 "새누리당 현수막 내용대로 '김일성 주체사상을 배우도록 지시'한 것은 바로 교육부"라고 지적했었다.
새정치연합은 "만약 황 총리와 새누리당이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해 이렇게 과장된 주장을 한 것이라면 이 또한 심각한 일"이라고 황 총리의 실명을 거론해 비판까지 했었다. 그런데도 황 총리는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답변대에 선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는 이후 새정치연합 신정훈 의원이 이 문제를 다시 지적하자 "(교육부 지침은) 주체사상의 폐해와 문제점을 가르치라는 취지일 것"이라며 "주체사상을 소개한 것은 '북한 체제가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라는 것이지, 그런 비판 없이 주체사상 내용만 알려주면 학생들은 그것이 맞는 것으로 보지 않겠느냐. 그래서 '무비판적으로 게재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전작권 누가 행사하나' 질문에 黃 "한미 공동"
황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이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 공동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김영환 :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죠?
황교안 : 공동 작전권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김영환 : 전작권이 어디 있는지 그런 것도 모르시나?
황교안 : 한미연합사 공동 행사로 알고 있는데…(말 흐림). 그 부분 제가 더 확인을 해 보겠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 황 총리가 "필요성이 인정되면 일본이 우리와 협의해서 (자위대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집중 공세를 폈다.
황 총리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이날자 <조선일보>가 '法 총리의 외교적 파장 고려못한 답변에 시끌' 제하 기사에서 "여권에서는 '법조인 출신인 황 총리가 외교적 민감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 보도했고, <한겨레>도 '황교안의 실언?' 제하 기사에서 "학습 부족에 따른 실언이 아니라면 그 의미가 심각한 발언"이라는 전문가 말을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황 총리는 이날 "우리 측 요청이나 동의 없이 일본 자위대의 (한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 입장"이라고 해명하며 "제가 마치 자위대 입국을 허용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이원욱 의원이 "어제 발언이 실수냐, 평소 생각이냐"고 묻자 "(자위대는) 대한민국의 요청 없이는 들어올 수 없다는 게 제 확고한 평소 생각"이라고 못박고, 이 의원이 "그러면 어제 발언이 잘못된 것이다. 일본 신문에도 그렇게 보도됐던데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의원은 일본 신문을 믿나, 제가 국회에서 한 발언을 믿나"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최경환, 인사청탁 의혹 추궁에 "경위야 어쨌든 송구"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자신의 의원실 인턴 직원을 공공기관에 부정 취업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최 부총리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을 인정하라며 "저는 최 부총리가 남자다운 분인줄 알았는데…"라고 빈정거렸고, 새누리당 의원석에서 거센 항의가 터져나와 잠시 질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경위야 어쨌든, 저와 사무실 직원의 일로 논란이 된 것은 송구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최 부총리는 그러나 자신이 '내가 결혼시킨 사람이니 꼭 합격시키라'고 공공기관장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그것은 특정인의 일방적 주장이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다고 하지 않느냐"고 적극 반박했다.
최 부총리와 황 총리는 이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감사원이 보고서를 제출했고, 검찰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취지의 답변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도 성장률을 얼마로 예상하느냐는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의 질문에 "보수적으로 잡아 3.3%"라며 "(재정 부채 비율은) 가능하면 GDP 대비 40%까지 맞춰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과 최 부총리는 국가 부채의 심각성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고,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 부총리가 과거 이명박·노무현 정부의 채무 문제를 비판한 발언을 제시하며 최 부총리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김현미 : (슬라이드에 띄운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당장 선진국들에 비해 크지는 않더라도, 최근 그 증가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저출산·고령화 같은 특수상황을 고려하면 더 걱정" 발언을 가리키며) 저것, 누가 한 얘기인지 아느냐?
최경환 : 여러 분들이 저런 말씀을 해 주시죠.
김현미 : 이명박 정부 때 박근혜 대통령이 한 얘기다. 박 대통령이 저 발언을 할 당시에 채무 증가 속도가 3.8%포인트였다. 지금 부채 증가 속도가 얼마냐?
최경환 :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다는 것은…(아니다).
김현미 : (중략) 국채 발행 액수가 이명박 정부 (5년) 평균 20조 원인데,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평균 31.5조 원이다. 올해에는 42조 원어치 적자 발행했다. 최 부총리 2006년에 하신 얘기 기억하시죠? 야당 시절에. 참여정부 3년 동안 적자 국채 23조 발행한것을 '국가 재정 파탄이다' 하셨다. 그런데 한 해만에 40조 원이면 재정 파탄이 아니라 '재정 궤멸' 아니냐.
최경환 : 그 당시 저도 야당 의원으로서 한 발언인데, (웃음) 사실은 저도 빚을 내서 재정을 운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은 하고 있다. 다만 그때(2006년)와 지금 재정 규모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액으로 비교하기보다는 GDP 대비 비율 등을 (참고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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