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일 오후 기자실을 찾아 "김 대표가 만난 (청와대 관계자) 분은 현기환 정무수석"이라며 "9월 26일에 만났고, 김 대표는 '안심번호를 (도입)하겠다.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만남 자체는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28일 회담이 끝나고 나서 김 대표가 (26일에) 말한 대로 하기로 했다고 하고, 그 후로 (문재인 대표와의 협의) 내용을 알려왔다"는 부분도 인정했다. 김 대표가 청와대 측에 합의 문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는 것도 인정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현 수석이 김 대표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반대했는데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이를 밀어붙였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26일 만남에서 김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 의사를 밝히자 현 수석이 "아, 그것은 문제가 많습니다"고 했다며 "(현 수석이 김 대표에게) '반대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단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같은 양당 대표 회동 계획 및 결과에 대해 보고받은 시점은 "9월 30일 아침"이라며 "대통령 유엔 외교 일정이 빡빡해서 (현 수석이) 보고를 안 드렸다"고 밝혔다. 즉 전날 아침 8시경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안심번호 문제에 대해) 청와대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시간상 박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기 전이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다가 박 대통령이 현 수석으로부터 보고를 받자마자 바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나서 '5불가론'이라는 강경 반대 입장을 펼친 셈이다.
이날 기자실을 찾은 핵심관계자가 바로 전날 '5불가론'을 펼쳤던 당사자였다. (☞관련 기사 : 청와대, 김무성-문재인 합의 정면 비난)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여당 공천 문제에 개입한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중요한 문제라서 말씀드린 거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천에) 관여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제 문제에 대해 말하던 중 "그와 관련해 (청와대와) 상의했다"면서 "찬성 반대 의사는 듣지 않았고 '내가 이런 방향으로 (문 대표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상의했다"고 밝혔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끝나고 발표문 그대로 찍어서 또 다 보냈다"고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제2의 유승민 사태?…친박-비박 '격앙')
김무성 "반대? 기억에 없다"면서도 "靑, '우려'한 건 사실"…또 물러나나?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가 '만난 건 사실이지만 청와대는 반대했다'는 입장을 내놓자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이것을 가지고 공방을 벌일 생각은 없다"며 "현 수석이 그에(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걱정하고 우려하는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반대'라는 표현은 기억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것도 반대라고 한다면 내가 수용하겠다"고 더 이상 청와대와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바라는 것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이것만 지킬 수 있으면 뭐든 다 받아들이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서로 모여서 토론하고 모두가 찬성하는 방법으로 결론이 났는데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고 '확전 자제'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내면서 "이제 안심번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