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안철수 겨냥해 "절차 싫으면 탈당해야"

"절차에 승복 안 하면 이전투구"…새정치 최고위 격론

조국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절차에 따라 당헌 또는 당규로 확정된 사항만큼은 지켜라. 그게 싫으면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라"라고 적었다.

이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전날 혁신안이 의결될 예정인 중앙위원회 개최를 "무기한 연기하라"고 주장한 데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16일 개최되기로 한 중앙위원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확정된 바 있다.

조 위원은 "정치인의 언동 뒤에는 반드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있다"면서 "첫째, 자신은 그런 이익과 무관한 순결한 존재이고 반대편은 이익을 추구하는 추잡한 존재라고 말하지 마라. 시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 위원은 혁신안을 둘러싼 '정치적 이익'에 대해 "예컨대, 문재인이 혁신안을 지지해 얻는 이익은 당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안철수가 혁신안을 반대해 얻는 이익은 문재인 체제의 조기 안착을 막고 대선 주자로서의 자기 위상을 재부각하는 것이고, 현역 의원들이 혁신안을 무산시켜 얻는 이익은 재선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위원은 "둘째, 당인(黨人)이라면 정당한 당적 절차를 존중하라. 절차에 따라 당헌 또는 당규로 확정된 사항 만큼은 지켜라. 그게 싫으면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라"라면서 혁신안 의결에 반대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위원은 "셋째, 이 두 가지를 전제로 경쟁하라.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라"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동지애'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 같지만, 이상 세 가지 내용을 거부하는 사람은 자신을 당 위의 존재로 생각하거나 당을 단지 자신의 개인 이익 보장의 외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에게 정당은 '공당'(公黨)이 아니라 '사당'(私黨)일 뿐이다. 혁신위 해소 뒤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다른 트위터에서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새누리당 15년 집권을 막는 '도구'일 뿐"이라며 "문재인, 안철수, 호남, 친노, 비노 모두 모아도 이길까 말까다. 당적 절차에 따라 논쟁하고 경쟁하고 승복하는 기풍이 세워지지 않으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반복일 뿐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 조국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프레시안(최형락)

새정치 최고위, 혁신안·문재인 재신임 두고 격론

하지만 이날 오전에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과 혁신안 통과를 두고 또 다시 격론이 벌어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대표는 총선 룰을 통과시키는 데 자신의 대표직을 걸고 재신임을 묻는 것인가? 모든 당내 문제는 일단 국정 감사 뒤로 미루자"고 말해 당 대표 재신임 투표와 16일 예정된 중앙위원회를 모두 미루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전병헌 최고위원은 "지도부 흔들기가 비상식적·비합리적 논거를 통해 계속된다면 이번 기회에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와 퇴행적 문화를 가부간에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며 반격했다.

전 최고위원은 "당내 갈등과 혼란이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면, 조속히 끝내는 것이 상식"이라며 "미루면 미룰수록 우리 당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고 수습 불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중앙위원회 개최와 문 대표 재신임 투표를 늦추지 말자고 주장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유신"에 빗대 발언한 점을 거론하며 "원내대표의 언사가 부적절했다. 원내대표가 당 대표께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13일 기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재신임을 요구했었다. 영화 <변호인>의 상징인 문 대표가 재신임을 내놓으면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겠나"라고 발언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에게 '유신 발언'을 사과했고, 문 대표는 이를 수용했지만 중앙위원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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