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돌고래호 타지도 않은 승객 입만 바라봤다

[언론 네트워크] '초동대처 미흡' 해명 나섰으나 자기말만…

해경이 돌고래호(전남 해남 선적) 초기 대응 미흡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승선자 명부에는 있었지만, 실제 돌고래호에는 탑승하지 않은 한 승객의 거짓말 때문이라는게 해명의 요지다. 이게 맞다고 해도, 21명(해경 추정)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을지 모를 엄중한 상황에서 한 승객의 입에 모든 것을 기대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7일 오후 4시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상황실에서 전날 새벽 제주시 추자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돌고래호와 관련, 3차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사고 당시 상황 보고가 23분 늦어진 것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후 7시쯤 해남으로 돌아가려고 하추자도 안전센터에 출항 신고했다.

이어 오후 8시10분 돌고래 1호 선장이 같은 안전센터에 전화를 걸어 "돌고래호와 전화가 안된다"고 말했다.

15분 뒤(오후 8시25분) 돌고래 1호 선장은 상추자도 출장소를 직접 방문, "전화연락이 안된다"며 V-Pass 확인을 요청했다. 해경은 자체 확인 결과 돌고래호 V-Pass가 오후 7시39분 끊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추자도 안전센터는 돌고래호 승선자 명부에 오른 박모씨(43)와 오후 8시39분에 통화했고, 박씨는 해경에 "(돌고래호에)승선해 있다"고 밝혔다.

하추자도 안전센터는 오후 8시42분께 상추자도 출장소로 "낚시객과 통화한 결과 이상 없음"이라고 통보했고, 1분 뒤 상추자도 출장소장은 돌고래 다시 1호 선장에게 "이상 없다"고 전했다.

그런데 오후 8시45분. 박씨가 하추자도 안전센터로 "(자신은) 돌고래호에 타지 않았다"고 연락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 본부장은 "곧바로 해경은 승선자 명부에 있는 다른 낚시객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뒤 이어 오후 8시50분 돌고래 1호 선장이 상추자도 출장소를 재차 방문해 '박씨는 돌고래호에 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상추자도 출장소가 민간자율구조선을 수배했고, 오후 9시3분 하추자도 안전센터가 제주해경상황센터로 보고했다"고 전말을 설명했다.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 선장과 돌고래 1호 선장간 마지막 통화는 오후 7시37분에 이뤄졌다.

마지막 통화 2분 뒤 돌고래호의 V-Pass도 끊겨버렸다.

돌고래 1호 선장이 돌고래 선장과 통화가 안 된다고 해경에 처음 알린 사실을 왜 '신고'로 받아들이지 않았냐는 기자 질문에 이 본부장은 "사고 지점은 V-Pass가 자주 끊기고 해상에서는 원래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고래 1호 선장도 급박한 목소리로 신고를 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상황을 알린 정도"라고 해명했다.

결국 해경은 초동대처 미흡이 승선원 명부에는 있지만, 실제 돌고래호에 타지 않은 박씨 때문으로, 우회적으로 박씨 탓으로 돌린 셈이다.

그러나 당시 해경이 상황 판단을 너무 안이하게 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악천후를 무릅쓰고 출항한 선장과 직접 교신을 시도한 당사자의 말을 너무 가볍게 여긴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22명의 승선 명부를 해경이 확보하고도 1명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취재 기자들 사이에선 해경이 바쁜 사람들을 모아놓고 자기 말만 늘어놓기에 바빴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본부장은 일방적인 브리핑이 끝난 뒤 질문도 받지않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가 항의를 받고서 다시 브리핑장으로 돌아오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 본부장은 현재 해경 함정 25척과 해군함정 7척, 지도선 3척, 어선 37척 등 총 72척과 항공기 4대를 투입해 3구역으로 나눠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구역은 사고 선박 발견지점 반경 5해리로, 해안지형에 익숙한 소형 함정이 배치됐고, 2구역은 반경 10해리로 중형 함정, 3구역은 반경 20해리로 대형함정이 수색을 맡고있다.

이 본부장은 "오는 8일까지 돌고래호를 인양하자고 제주도에 요청한 상태다. 잠수사들을 투입한 결과 선박 안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없었고, 외부에 충격은 없었다"며 "1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생존자 구조가 우선"이라고 말한 뒤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해리는 바다에서 쓰이는 길이 단위로 1해리는 약 1.85km다.

또 실종자가 추자도 해안가로 떠밀려 올 가능성에 대비해 해안가에서도 추자도 주민과 군⋅경 115명이 수색중이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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