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완전할 수는 없다. (혁신위의) 혁신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혁신을 무력화하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혁신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안 전 대표 등 당 내 모든 세력의 동참을 촉구하면서 "우리 당 내에 혁신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에 이르지 못했는데, 이번처럼 당원 지지 속에서 혁신안이 당헌·당규에 반영돼 실천된 적이 없다"고 '김상곤 혁신위'의 성과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당 대표와 지도부 또는 계파의 자의적 공천을 넘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확립했다"거나 "말로만 했던 '공천 혁신'을 마침내 당헌·당규를 통해 실천에 옮기게 됐다"는 점을 역시 혁신위의 성과로 들기도 했다.
다만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비판 일부를 수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해야 한다"면서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사람·구조·문화를 바꾸는 전방위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도 인재 영입, 네트워크 정당 등 수많은 혁신 과제가 남아 있다"며 "승리를 위해 당의 기율을 존중하고 단합해 질서있는 혁신으로 희망을 만들겠다. 함께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인재 영입'은 전날 안 전 대표가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 척결'과 함께 당 혁신의 3대 방안으로 강조한 내용이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고, 범주류에 속한 전병헌·오영식 최고위원도 이에 가세했다. 전 최고위원은 "혁신위와 안 전 대표 간의 분란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문재인·안철수 양 측 모두에 촉구하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자기 생각만 옳고 자기가 직접 하지 않으면 틀리다는 태도야말로 혁신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안 전 대표를 간접 비판했다. 이어 "당의 단결과 단합이 (혁신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오 최고위원은 "혁신 작업이나 내용과 관련해 섣부르게 예단하거나 규정하는 평가·발언들이 자제돼야 하고, 반대로 혁신위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당원에게 통합의 기초가 되도록 열린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반대 방향에서의 주장도 있었다. 지난주 최고위원직에 복귀한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혁신을 바라는 당 구성원들의 의견에 대해 혁신위가 과민한 말씀을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하고 많은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오히려 '김상곤 혁신위'를 비판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안 전 대표의 "혁신 실패" 발언에 대해 "성급하고 무책임하다"고 공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주 최고위원은 또 "전직 당 대표들이 당을 위한 충정에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극언을 서슴지 않는 태도는 당 혁신과 단합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안 전 대표와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등의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지금 혁신안에 대해서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이 있다"며 "혁신위 안(案)만이 선이고 거기다 토를 다는 것은 반(反)혁신이다,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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