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영국 총리 웨스턴 처칠이 남긴 이 말은 오래도록 세계에 깊은 의미를 남기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지난 과거의 기억을 되새겨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가오는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이다. 잊을 수 없는 고통을 뒤로하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날이 벌써 70년 전 일이 됐다.
곳곳에서 광복 70년을 기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양한 매체에서 그를 기념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동네 골목골목에도 태극기가 걸리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계 또한 뜻깊은 행사로 지난 통한의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한창이다. 무대 위에서 만나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섰던 이들의 이야기. 오는 15일을 더욱 가치 있게 할 공연을 정리했다.
# 잊을 수 없는 조선의 마지막 국모, 뮤지컬 '명성황후'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명성황후 시해 120주기를 맞이하는 해이다. 더불어 1995년 초연 후 20주년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뮤지컬 '명성황후(연출 윤호진)' 공연은 의미가 남다르다. 대한민국 최초 1000회 공연, 13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창작 뮤지컬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가는 작품이다. 이번 '명성황후'는 앞으로의 20년을 꿈꾸며 더욱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김소현, 신영숙 등 최고의 캐스팅으로 뜨거운 역사를 그리고 있다.
조선의 국모가 된 후부터 '여우사냥'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진 명성황후 시해까지의 과정이 진한 울림으로 관객 앞에 펼쳐진다. 비탄에 잠긴 백성 앞에 나타나 앞날을 향한 용기와 조선의 무궁을 노래하는 국모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더한다. 화려한 영상의 사용으로 보다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쉬운 용어들을 사용했으며, 극의 구성에 있어서도 장면의 순서와 시간을 재정비해 긴장감을 살렸다. (9월 10일까지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눈물을 숨기고 부른다, 뮤지컬 '아리랑'
조정래의 대하소설이 뮤지컬로 새롭게 찾아왔다. 을사늑약 이후 나라를 빼앗긴 민초들의 고난과 굳은 의지를 담는 작품이다. 뮤지컬 '아리랑(연출 고선웅)'의 깊은 한은 애이불비(哀而不悲)로 표현된다. 극 중 인물들은 슬픔을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기고 함께 아리랑을 부른다. 자유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이들의 한 많은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순간. 한마음이 되어 어우러지는 무대와 객석이 가슴을 울린다.
민초들의 존경을 받았던 양반 송수익을 중심으로 험난했던 의병 활동과 일본의 앞잡이가 된 양치성과의 갈등을 그린다. 조선인으로 태어나 같고 또 다른 뜻으로 시대를 마주한 이들의 아픔은 진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과 함께한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가까이에서 삶을 위로하고 또 달래준 민요 한 자락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서범석, 안재욱, 윤공주, 임혜영, 김성녀 등 탄탄한 캐스팅이 시선을 끈다. (9월 5일까지 / LG아트센터)
#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영웅들, 연극 '헤이그 1907'
극단 관악극회가 선택한 두 번째 광복 70년 특별기획 공연이다. 이수인 서울예술대학교 겸임교수의 극작과 연출, 배우 이순재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극은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에 파견됐던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의 활약과 아픔을 담았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황제 고종을 비롯해 나라를 위해 살았던 우국지사들의 굵은 땀방울을 만날 수 있다.
'헤이그 1907(연출 이수인)'은 백여 년 전의 아픔이 관객들의 온몸에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라며 기획됐다.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은 일본에 있지 않은가"라며 만국평화회의에서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러나 세 사람은 주권 회복을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이들의 20일간의 헤이그 체류기는 처절하고 사실적인 아픔으로 관객 앞에 선다. (9월 6일까지 / 동양예술극장 2관)
# 험난한 시대를 마주한 여인의 삶, 연극 '달의 목소리'
8월의 독립운동가 정정화 여사의 삶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독립극장의 광복 70주년 기념작으로, '장강일기', '치마', '아! 정정화' 등으로 꾸준히 정정화의 일생을 이야기해온 배우 원영애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 정정화 여사는 임시정부의 살림을 도맡아 하다 독립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상해임시정부의 잔다르크라고 불렸으며, 누구보다 독립을 강하게 바랐던 여장부이다.
'달의 목소리(연출 구태환)'는 故 정정화 여사의 삶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나 관객과 만나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극 중 나는 정정화 여사의 회고록을 읽어나가며, 정정화 본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독립이라는 역사적 명분 아래 인간이 선택할 수 있었던 가치와 의미, 그에 따르는 두려움과 감정을 말하며 시대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상징과 기호 등을 사용해 새롭게 역사를 표현하는 한편, 사실적인 영상의 사용으로 진정성을 더할 예정이다. (9월 20일까지 /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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