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의 자료 제출 거부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요구가 하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국정원이 말 바꾸기를 했다"면서 "이대로라면 국정원에 가서 간담회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지금으로 봐선 매우 부정적이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 측에 △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 삭제한 파일의 종류 △ 삭제 파일의 위치 △ 삭제한 데이터 목록이 나온 로그 기록 △ 복원한 데이터 목록이 나온 로그 기록 △ 삭제하지 않은 데이터 목록 로그 기록 등 '6대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국정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기술간담회가 무의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의원은 특히 국정원이 숨진 임 과장이 삭제한 자료 내역과 복구 경위에 대해 '말 바꾸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임 과장이 삭제한 것이 시스템 파일인지 데이터베이스인지 물었더니, 국정원은 '전부 다 지웠다'고 답했다"면서 "그런데 시스템 파일은 '삭제키'로 지울 수 없고, 지웠더라도 시스템 구동 자체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지금까지 임 과장이 해킹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삭제(delete)키'로 지웠다고 해명했는데, 임 과장이 '삭제키'로 '시스템 파일'을 지우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신 의원은 "우리가 국정원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자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답변을 통해 '(숨진 임 과장이) 시스템 파일이 아닌 데이터베이스만 삭제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임 과장이 데이터베이스만 삭제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도 문제점이 남는다고 신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만 삭제했다는 것은 (임 과장이 삭제한 파일을) 복구하는 데 6일이나 걸렸다는 국정원의 이전 설명과 또 다시 상충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신 의원은 "임 과장이 삭제한 하드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국정원은 '기술간담회에서도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며 "국정원은 또 임 과장이 삭제한 파일의 용량, 로그 기록 등에 대해서도 지난 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던 수준으로만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국정원의 답변 태도에 대해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 전문가들과 상의하자,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너무 무성의하다', '이렇게 되면 기술간담회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들 입을 모았다"면서 "지금으로 봐선 (기술간담회를 여는 것 자체에) 매우 부정적인데, 내일 아침에 (기술간담회 개최에 대한) 우리 위원회의 최종 결론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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