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국민고발운동' 시작…원세훈·이병호 고발

29일까지 1차 고발인단 모집

'불법 해킹' 의혹을 받는 국정원을 새정치민주연합이 고발한 가운데 시민단체도 고발인단을 모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고발에 나선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27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불법 해킹 사찰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국민 고발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으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병호 현 국정원장, 해킹에 활용된 RCS(Remote Control system·원격제어시스템) 구매와 운용을 담당한 실무자와 RCS 구매를 중개한 나나테크 대표를 적시할 방침이다.

이들은 "국정원이 최대 규모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해킹하길 원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매한 RCS를 내국인 사찰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국정원 해명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프로그램 구입과 큰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고발대상에서 제외했던 현 국정원장도 고발인으로 포함한 것에 대해 이들 단체는 "현재까지도 해킹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정당국이 해킹 의혹을 본격 수사하기도 전에 벌써 관련자들은 외국으로 출국하고 자료를 삭제하고 있다"며 "조속한 수사와 증거 확보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등은 오는 29일까지 1차 고발인단을 모집하고 30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낼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1차 고발 이후에도 고발인단을 계속 모집해 추가 고발을 할 방침이다.

한택근 민변 회장은 "국정원은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을 사찰하고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자유와 통신비밀의 권리 등을 침해했다"며 "국민 고발운동을 통해 공정한 검찰 수사를 이끌어내고 국민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고발한 사건을 공안2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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