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현직 국정원장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검찰 고발(내용)은 첫째, SK텔레콤 가입자 정보, 둘째, 국정원의 위법행위, 셋째, 국정원 직원 임 모씨의 증거인멸 과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고발 이유로 "국정원은 현재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과 "국정원이 SK텔레콤 사용자를 대상으로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놓은 것에 대한 엄밀한 조사가 필요한데, 민간 업체인 SK텔레콤은 '영장 없이는 개인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 검찰 조사로 국정원의 해킹 대상이 누구였는지 밝혀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안 위원장은 또 "국정원 직원의 죽음은 또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며 "해킹 프로그램 운영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자살에 이르기까지 국정원 내부에서 이 직원에 대한 내부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감찰 조사를 받았는지, 강도가 더 센 보안 조사를 받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압력이 있었는지 국정원은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배경이 무엇인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3트랙으로 진행하겠다"며 "사실 확인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 대안을 준비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는 국정원을 대상으로 진실 규명 작업을 하고, 검찰에서는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IT 전문가' 안철수 이어 '변호사' 송호창 등판
고발 혐의는 국정원과 나나테크의 형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이라고 안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정황만으로도 위법성이 확인된다"며 "검찰 수사가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결과 등을 볼 때, 검찰 수사가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정식으로 절차를 밟으려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게 정식 절차고, 그 결과가 미진하거나 여러 가지 의심이 든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 수사를 더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변호사 출신인 송호창 의원은 △나나테크가 스파이웨어를 수입·판매하면서 법이 정한 인가를 받지 않아 통신비밀보호법 10조의 신고의무를 위반했고, △국정원이 스파이웨어를 유포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48조 2항 위반이며,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정보를 취득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고, △임씨 등 국정원 직원에 의한 자료 삭제 등은 형법 227조2의 공무전자기록 위·변작에 해당한다고 고발 내용을 설명했다.
송 의원은 "지금 고발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는) 1차 고발장이고, 위원회에서 조사해 확인되는 위법행위가 있다면 추가적으로 2차·3차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安, 새누리당에 반격 "자료 요구가 폭거냐? 뭐가 잘못이냐?"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안 위원장은 자신을 겨냥한 새누리당의 공세(☞관련 기사 : 이인제 "안철수의 국정원 자료 요청은 폭거")를 거세게 맞받아쳤다.
"새누리당은 '폭거', '국가기밀 유출 범죄' 운운하면서 정치공세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서, 정식으로 자료 요구하는 게 뭐가 잘못된 행위입니까? 국가 기밀사항은 국회 정보위에서 밝히면 된다고 분명하게 밝혔는데 '범죄행위' 운운하는 것은 정쟁화하려는 것이고, 이는 책임있는 여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안 위원장은 "국정원의 사찰 의혹에 국민 절반 이상이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진실 규명은 외면한 채 정쟁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쟁으로 비쳐지면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또 여당에서 '안 위원장이 국회 정보위원이 돼서 정보위에서 진실을 규명하라'고 하고 있는 데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지금 핵심은 제가 정보위로 옮기느냐가 아니다.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고 청문회를 해서 진상을 밝히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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