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또 침묵…"국정원 사안 '보고'는 받고 있다"

국무회의서 부패 척결 강조하며 "고질병 있으면 치유 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가정보원 해킹 사찰 의혹 및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 이 문제가 국무회의 의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그간 국무회의 모두발언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음을 상기해보면 이례적인 침묵으로 보일 수 있다.

국무회의에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번 국정원 사안과 관련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보고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국정원 해킹 사찰 의혹이 지난 10일 제기된 이래 청와대는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심지어 국정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국정원 전 직원이 공무와 관계없는 집단 행동을 한 상황인데도, 박 대통령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이나 국정원 기밀 문서 공개 논란 당시처럼, 불리한 현안에는 '무대응 원칙'을 최대한 고수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 측의 '증거 인멸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검찰은 수사에 착수할 것을 대비하고 있다. 이때문에 조만간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리얼미터는 국정원의 해명을 믿는 국민이 10명 중 3명도 안된다는 내용의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朴 대통령 "고질병 있으면 치유해야그냥 놔두면 망가져"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 개혁과 함께 비리 및 부패 척결을 강조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비정상의 정상화와 부패 척결 추진 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황 총리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각종 비리에 대해서 비리 유형별 TF(태스크포스) 팀을 운영해서 단속과 함께 제도 개선을 아우를 수 있는 총체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국민들께서 개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황 총리는 "대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 증액 가능성이 높고, 더욱이 과거에 비리가 빈발해왔던 부분, 또 국민 생활 경제상에 파급 효과가 큰 중요 국책 사업들에 대해서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해서 각종 계약과 예산 집행에 대한 상시 검증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취약 요소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분명한 조치를 취해 비리를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정부의 구석구석에 있는 비정상, 잘못된 비리 구조를 부처에서부터 고쳐나가고, 또 총리실에서 총괄하고 그런 시스템으로 체계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 몸에 고질병이 있으면 이건 치유해야 된다. 그냥 내버려두면 망가져 버린다. 비정상의 정상화도 우리 몸과 같이 생각을 하면서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 그냥 놔두면 회복할 길어 없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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