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장 바뀌니 갑자기 '파산 위기'?

대주주 산업은행 등 무려 22조 원대 위험 노출

포스코와 KT 등 정권 입김에 취약한 지배구조를 가진 대기업들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망쳐졌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국책은행 KDB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순식간에 파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드러나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을 조만간 실적발표를 앞둔 2분기에 반영해보니 최대 3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것이어서, 채권단은 서둘러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또는 채권단의 자율협약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숨겨온 부실의 원인으로는 2011년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 당 약 6000억 원에 수주했으나 건조기간이 척 당 평균 10개월∼1년 가량 지연되면서 큰 손실을 본 것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임 사장이 금세 알 수 있는 부실, 관리책임 산업은행은 까맣게 몰랐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우리와 달리 상당히 많은 적자를 발표했는데, 부임 후 실상을 살펴보니 우리도 해양 쪽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 측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이 2분기에 갑자기 늘어난 것에 대해 "정성립 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손실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들을 반영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불황에 빠진 조선업계 여건이 비슷한 현대중공업은 3조 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당시 경영진은 4700억 원 흑자라고 발표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에 따라 당시 경영진들의 부실 은폐의혹은 금융당국의 조사와 남상태 전 사장 등의 사법처리 등으로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은 KDB산업은행의 부실로 이어지고, KDB산업은행의 부실은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 그뿐이 아니라 또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위험에 노출된 대출채권과 지급보증 등 금융자산이 무려 18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이 12조 원대, 산업은행이 4조 원대이다.

특수은행들 뿐 아니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1조 원 대에서부터 수천억 원대의 위험노출액을 기록하고 있어 이들까지 합하면 무려 22조 원의 금융자산이 부실 위험에 빠졌다.


대우조선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면 추가 충당금 부담 등 은행권의 부실을 심화시키는 연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 해체 후 지난 2000년 산업은행이 인수한 뒤 정권의 외풍에 시달려 왔으며, 특히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정경유착이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우조선해양의 충격적인 부실 은폐 소식으로 15일 대우조선 주가는 하한선인 30%까지 폭락한 데 이어 16일에도 추가로 6%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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