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장, 朴 대통령 앞에서 연신 "죄송"

朴 대통령 "환자 절반이 삼성병원서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세종시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와 즉각대응태스크포스(TF) 등을 현장 점검한 자리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몰아붙였다. 사실상 질책과 비판의 의미로 읽힌다. 문 장관과 송 원장은 이날 박 대통령 앞에서 진땀을 빼야 했다.

박 대통령은 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형표 장관의 브리핑을 들은 후 곧바로 "지금 현재 보건 당국에서 삼성병원에 들어가서 완전히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라고 물었다. 문 장관이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차 "전체 환자의 절반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는 것 아닙니까"라며 "환경이라든가, 아직 오염 상태가 확실하게 제거됐느냐 하는 그런 것도…. 모든 누구라도 노출이 됐다 그러면, 투명하게 공개가 되고 (국민들이) 확실하게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하게 돼 가고 있는 거죠?"라며 재차 물었다.

문 장관이 "말씀하신대로 추가 방역소독이 필요하다고 해서 당장 들어가서 대책을 시행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6월 2일부터 10일 (까지) 삼성병원에 잠깐이라도 들렸던 사람인 경우에는 전부 신고해 달라, 이렇게 방송을 통해서든 전부 알려서 조금이라도 거기 드나들었다 하면 그런 분들은 다시 한 번 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문 장관이 "그래서 방송이 오늘부터 나가기로 돼 있다. 말씀하신 대로 계속 지속적으로 알려서 신고를 받아서 추가조치 하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삼성병원 외 또 확진 환자가 어떤 병원에 생겼다 그러면 신속하게 강한 행정력을 가진 공무원과 즉각대응팀의 전문가와 그 병원의 병원장, 3자가 앉아서 신속하게 지금 상황이 어떠하다. 그러면 2층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든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든가, 그런 것을 거기에서 신속하게 진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고 있나요?"라고 거듭 몰아세웠다.

그간 박 대통령은 방문한 곳마다 "고생하고 있다"는 격려성 발언을 해 왔지만, 이날엔 의례성 인사 없이 문 장관에게 비슷한 내용을 수차례 확인 질문을 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적인 특수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한테 새로운 감염병이 외국에서 유입된 병인 경우에는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봉쇄를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고, 문 장관은 "말씀하신 대로 해서 최대한 방문객이라든가 가족, 간병인까지 최대한 넓게 잡아가지고 모니터링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대책본부 옆에 마련된 즉각대응TF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즉각대응팀이 아주 신속하게 상황을 진단해 주셔서 아주 큰 역할을 해 주시는데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장관을 대하는 태도와 온도차가 다르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립보건연구원 검사지원 총괄반과 메르스 대응 비상 실험실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에게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에도 많이 협조를 해 오셨지만 삼성서울병원의 모든 감염과 관련된 내용들이 아주 투명하게 전부 공개가 되고, 그래서 의료진 중에서 모르는 사이에 뭔가 접촉이 있었다든지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전부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삼성서울병원의 '방역 실패'에 대한 질책성 발언이다.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희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최대한 노력을 다 해서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박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하여튼 투명하게 공개해서 빨리 잘 알리고, (메르스) 종식으로 들어가도록 책임지고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원장은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땀을 뺐다.

박 대통령은 "삼성병원이 잘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거듭 말했다. 박 대통령은 면담을 끝내고 일어서서 나가려다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방역과 예방은) 보수적으로 하실 필요가 있다. 잘 해달라"고 재차 말했고, 송 원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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