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대선자금 3인방' 수사, 이대로 끝?

[언론 네트워크] 인천 시민단체 "검찰, '유정복 3억' 사건 소환 조사하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한 차례 소환조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서면 조사로 이른바 '대선자금 3인방'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월12일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공언했지만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어 그동안 여권 실세 3인방의 대선자금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시간끌기만 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은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추가 서면질의서를 보냈다.

검찰은 지난 9일 오후 2차 질의서를 발송했으며, 답변 시한은 12일까지다.

검찰은 제한적 범위 내에서 추가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며 특별히 새로운 게 있다기보다는 1차 서면질의서의 답변 내용을 토대로 2차 질의서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인천뉴스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은 숨지기 전 남긴 메모에 '유정복 3억' '부산시장(서병수 추정) 2억'이라고 적었다.

두 사람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각각 직능총괄본부장과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았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불구속 기소 방침이 선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외의 리스트 6인에게 일괄적으로 서면질의서를 보냈다.

검찰은 두 사람의 답변서에서 대선 전후 성 전 회장과의 접촉 여부와 친분관계 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보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8일 직접 검찰에 출석해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보강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유 시장과 서 시장의 추가 답변서 내용을 검토하고 나서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성 리스트 6인에 대해 사법처리를 목적으로 한 추가 소환조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그동안 다방면으로 수사를 벌였지만 6인의 금품수수 의혹을 뒷받침할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허태열·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금품수수 의혹 시점(2006∼2007년)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이름만 적힌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도 현재로서는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절차에 들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이 유 시장과 서 시장의 2차 서면답변서 검토를 끝으로 2개월에 걸친 수사를 종료하고 다음 주 중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 수사는 인터뷰·쪽지·진술이 있어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선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 눈감는 수사로 마무리 할 경우 야당의 특검 도입 등 논란에 휩쌓일 것으로 보인다.

성 리스트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가운데 일부는 공여자 측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면 의혹을 덮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조직)본부장을 맡았잖아요"라면서 "조직을 관리하니까 내가 한 2억(원) 정도 이렇게 현금으로 줬다"고 밝혔다.

그는 "같이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면서 (줬다)"라면서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했다.

ⓒ인천뉴스

유정복 인천 시장의 경우 성 전 회장의 메모지 등에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경향신문은 10일 경남기업이 유 시장의 특수관계인 회사를 통해 공사비 형태로 수억원의 웃돈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이런 내용은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임원회의에서 수차례 거론한 만큼 경남기업 내부에 어느 정도 알려졌을 뿐 아니라 수사팀도 해당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는커녕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12일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공언했지만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19대 총선 전인 2012년 3월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김근식(54)씨를 홍 지사, 이 전 총리와 함께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김씨는 7일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햔편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두 달 간의 수사를 비판하며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거론한 뒤 "검찰은 이번에도 국민의 편이 아니라, 권력의 편이었다"면서 "검찰이 수사 의지 없이 하는 둥 마는 둥 수사를 끝내려 했다. 지금 검찰에 진실 규명을 기대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은 검찰의 면죄부 수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유야무야 수사를 끝낸다면 특검으로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밝혔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11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메모에 나온 '유정복 3억' 사건에 대해 소환 조사 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서면조사만으로 진실 밝힐 수 없다며 소환조사로 진실 밝혀야한다고 주장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에 유정복 시장에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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