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수립 후 최악 혈세 탕진, MB 증언해야"

여야,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25일간 연장키로

여야는 7일 국회 해외자원개발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활동기한을 다음달 2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후 이날 자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조특위 활동 기한을 추가로 25일간 연장키로 했다. 여야는 이와 함께 국조특위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여부 두고 여야 대표급 공방

이제 쟁점은 증인 채택 여부다.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주요 인사들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위에서 야당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니 국정 책임자가 나와야 한다는 식으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며 "자원외교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책임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국민이 공분할 증거가 전혀 없다.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단호한 원칙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도 전날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그렇게 함부로 다뤄서야 되겠나"라며 "정치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MB 증인 출석 촉구 결의대회'를 여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이명박·이상득·최경환·박영준·윤상직 등 이명박 정부 실세 '5인방'에 대한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조사 증인출석을 위해 저도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말하면서 거부했다. 과연 새누리당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들어간 자금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3곳만 27조 원에 달한다. 향후 34조 원의 세금이 더 투입돼야 한다. 현재 회수핵은 4조 6000억 원에 불과하다. 문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낭비, 최대 규모의 혈세 탕진, 최대 규모의 권력형 비리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책임자들과 관련자들이 나서서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계속 진실규명을 가로막는다면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에 대한 배임행위"라며 "새누리당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 새누리당의 직무유기와 혈세 탕진 비호 행위가 계속된다면 전 정권의 책임이 현 정권의 책임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이명박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하는가?

국조특위 새정치연합 간사 홍영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엄청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이 정책 실패로 귀결된 데 대해 국정의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이 정책의 어떤 배경이나 추진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면, 국민 앞에 나와서 그 실체적 진실을 해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구체적인 사례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취임하기도 전인 인수위 시절 쿠르드 수상을 만나서 쿠르드 사업을 약속하고, 또 대통령에 취임한지 보름도 안돼 범정부적으로 자원 개발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독려했다. 그러나 쿠르드 사업도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 실패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외교부 장관에게 '어떻게 인수위 시절에 쿠르드 장관을 만나도록 했느냐'고 했더니 '우리는 몰랐다. 그리고 개입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이 전 대통령밖에 답변할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 전 대통령 스스로 자원 외교에 나서서 28건의 MOU를 체결했지 않느냐"며 "대부분이 돈만 날리고 실패로 끝났다. 그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이 증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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