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리뷰|프리뷰] <21>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베이스볼 Lab.] 원조 '머니볼' 팀의 새로운 모험 시작되다

2014시즌 결산
2014년, 야심 차게 대권을 노렸던 빌리 빈의 도전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시카고 컵스로부터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해멀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존 레스터를 영입했지만 팀의 후반기 추락을 막을 순 없었다. 항간에는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트레이드로 팀 캐미스트리가 깨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 세스페데스의 이탈은 타선과 팀 캐미스트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참고글: 오클랜드의 부진은 트레이드 때문이 아니다

올스타전 무렵, 빌리 빈은 전반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타선과 투수진의 후반기 침체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선발 투수의 보강을 통해 대비하려 했다. 그러나 새로 영입한 사마자와 레스터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는 간신히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3위 팀 시애틀 매리너스와는 단 한 경기 차이에 불과했다. 후반기의 오클랜드는 전반기 압도적인 1위를 거두던 때와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서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기동력을 봉쇄하기 위해 기용한 포수 지오반니 소토가 경기 중 부상으로 인해 데릭 노리스로 교체됐다. 어깨 통증으로 코르티손(염증 치료제) 주사까지 맞고 출전한 노리스는 캔자스시티 빠른 주자들에게 7개의 무더기 도루를 허용했다. 밥 멜빈 감독은 선발 투수 교체 시점을 놓쳤고, 믿었던 레스터마저 7실점으로 무너지며 오클랜드의 2014시즌은 끝났다.
2014시즌 MVP
조시 도널드슨 .255 .342 .456(타/출/장) 29홈런 98타점 fWAR 6.4
ⓒNewJack984
조시 도널드슨은 오번대학 재학시절 포수와 3루수로 번갈아 출장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 48번째 선수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이후 시카고 컵스가 리치 하든을 트레이드해올 때 오클랜드로 자리를 옮겼다. 3루수로 수비 위치를 변경하기 전까지 도널드슨은 수비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3루수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수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2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의 나이 26세 때의 일이다.
수비력의 상승은 타격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냈다. 2013시즌 주전을 차지한 도널드슨은 타율 .301 24홈런 93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타격자세 수정이 한몫 했다. 도널드슨은 2012년까지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자세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2013시즌부터 팔을 머리 밑으로 내리면서 안정적인 폼을 갖게 됐다. 2014년에도 타율 면에서는 약간 하락했지만, MVP급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어깨를 바탕으로 골드글러브급 수비를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2년 연속으로 오클랜드 타자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조시 도널드슨은 2014시즌이 끝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됐다.
스토브리그
사마자와 해멀을 영입하기 위해 '팀 내 최고 유망주' 에디슨 러셀까지 내줬지만, 오클랜드의 2015년 전망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사마자가 남아있었고, 제로드 파커와 A.J. 그리핀이 부상에서 돌아올 예정이었다. 레스터 트레이드 때 보스턴으로 건너간 세스페데스를 제외하면 주축 타자들도 거의 다 남아있는 상황이었으며, 이 전력만으로도 충분히 와일드카드 진출은 물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빌리 빈은 조시 도널드슨, 브랜든 모스, 제프 사마자, 데릭 노리스를 모두 트레이드하는 길을 선택했다.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조시 도널드슨 트레이드였다. 빌리 빈은 도널드슨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보내고 브렛 로리와 세 명의 유망주를 받아왔다. 지난 2년간 MVP급 활약을 한 선수를 내보낸 것이다. 이에 많은 이들은 오클랜드가 리빌딩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빌리 빈의 후속 영입은 리빌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1루수 겸 지명타자 빌리 버틀러와 3년 3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2루수 벤 조브리스트마저 영입했다. 물론 여기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었다.
빌리 빈의 원래 계획은 자유계약(FA)선수였던 체이스 헤들리를 영입한 후 브렛 로리의 수비 위치를 2루수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체이스 헤들리가 오클랜드가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양키스에 잔류하기로 결정을 내리자, 재빨리 노선을 변경해 에디슨 러셀 이후 팀 내 최고 유망주였던 대니얼 로버트슨을 내주고 조브리스트를 영입했다. 요약하자면 빌리 빈은 애초부터 리빌딩 계획은 없었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좀 더 젊고 저렴한 선수들로 2014년과 비슷한 전력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2015시즌 전망
오클랜드는 2014년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에이스급 투수들을 모두 내보냈고, 내야진을 완전히 새로운 선수들로 구축했다. 2014년 내내 약점으로 지적된 2루수 자리를 조브리스트를 영입하면서 보강했지만, 조시 도널드슨의 빈자리를 브렛 로리가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브렛 로리는 염원하던 대로 인조잔디 구장에서 벗어났고, 토론토에서보다는 부상을 덜 입을 것이다. 게다가 로리와 함께 온 선수 중 내야수 프랭클린 바레토와 선발 투수 켄달 그레이브맨은 꽤 좋은 유망주들이다.
사마자를 보낸 대가로 영입한 마커스 세미언이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줄 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오클랜드의 수뇌부들은 세미언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베이스볼 아메리카> 등 주요 유망주평가기관은 세미언을 그렇게까지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복잡한 스토브리그를 보냈지만, 오클랜드의 전력은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스캇 캐즈미어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그경력이 짧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선발 투수진은 생각보다 위력적이다.
결국 2015년 성패는 새로 영입한 선수들에 달려 있다. 빌리 버틀러가 몸값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아이크 데이비스가 밸리 피버(사막지방 풍토병)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오클랜드의 타선은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2012시즌 직전의 상황과 매우 닮았다. 과연 오클랜드의 '모험수'는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2015 예상 라인업
1번 중견 양 코코 크리습
2번 좌익 좌 샘 펄드
3번 2루 양 벤 조브리스트
4번 우익 좌 조시 레딕
5번 지명 우 빌리 버틀러
6번 1루 좌 아이크 데이비스
7번 3루 우 브렛 로리
8번 포수 좌 스티븐 보그트
9번 유격 우 마커스 세미언
2015 예상 로테이션
1선발 좌 스캇 캐즈미어
2선발 우 소니 그레이
3선발 좌 드류 포머란츠
4선발 우 제시 차베즈
5선발 우 제시 한
마무리 우 타일러 클리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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