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리뷰|프리뷰] <1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베이스볼 Lab.] '캘러웨이 매직'에 방망이만 부활한다면…

2014시즌 결산
2014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투수력에 적지 않은 누수가 생겼다. 2013시즌 사실상 1, 2선발 투수 역할을 수행했던 우발도 히메네스와 스콧 카즈미어가 자유계약선수(FA) 선수가 됐으나, 둘 다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원 투수 조 스미스와 맷 앨버스도 마찬가지로 잡지 못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예상과는 달리 클리블랜드의 투수력은 한 단계 더 발전했다. 과거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투수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미키 캘러웨이 투수코치가 다시 한 번 '캘러웨이 매직'을 선보인 것이다.
코리 클루버는 무명 선수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슈퍼 에이스'가 됐다. 특급 유망주에서 평가가 수직으로 하락했던 트레버 바우어도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으며, 클리블랜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잠시 잊혔던 카를로스 카라스코마저 호투를 선보였다. 클리블랜드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못 하는 팀(UZR -72.4, ML 30위)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클리블랜드 투수들의 분투는 더 대단해 보인다. 클리블랜드의 내야 UZR(수비 지표) -32.5점으로 29위, 외야 UZR은 -39.9점으로 30위다.
진일보한 투수력에 비해 타격은 퇴보했다. 좌익수 마이클 브랜틀리와 포수 얀 곰스가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다른 주축 선수들이 지나치게 부진했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3루 포지션 변경은 수비면에서나 공격면에서나 '실패작'에 가깝다. 1루수 닉 스위셔, 2루수 제이슨 킵니스,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의 부진도 뼈아팠다. 그런데도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건 투수들의 분전과 지구 라이벌 팀들의 부진 덕분이었다.
2014시즌 MVP
코리 클루버 18승 9패 234.2이닝 평균자책점 2.44 fWAR 7.3

ⓒKeith Allison
코리 클루버는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누르고 사이영 상을 받았다. 투표인단은 파크팩터(구장으로 인한 효과)와 팀원들의 수비력을 생각했을 때 에르난데스보다 클루버가 좀 더 안 좋은 환경에서 뛰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가 마침내 투표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계지표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이런 (세이버메트릭스의) 측면에서 클루버의 수상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전까지 클루버는 말 그대로 평범한 마이너리거였다. 마이너리그 기록은 44승 50패 평균자책점 4.42에 불과했다. 27세의 트리플 A의 투수가 메이저리그 기회를 잡은 건 투수 브렛 마이어스의 부상 때문. 그리고 그때부터 클루버의 투수 인생은 180도로 변했다. 투수코치 미키 캘러웨이의 조언대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는 것을 중시하게 되고, 커브를 결정구로 삼기 시작했다. 마운드에서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 그는 마치 로봇 같다는 이유로 '클루봇'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러나 신데렐라 같은 등장 뒤에는 끊임없는 노력이 숨어있었다. 클루버는 메이저리그에 정착하기까지 오랜 세월 자신을 갈고닦았다. 클루버의 사이영상 수상은 세이버메트릭스의 이정표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사건이었다.
스토브리그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가장 주목할만한 움직임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는 2루수 유망주 조 웬들을 내주고 1루수 겸 외야수 브랜든 모스를 영입했다. 모스는 2012시즌부터 2014시즌 올스타전까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꾸준한 타자였다. 그러나 올스타전 이후에는 극도의 부진을 겪었는데, 이는 오른쪽 엉덩이 부상 때문이었다. 모스가 개막전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클리블랜드의 타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는 닉 스위셔의 성적이 하락하면서 공백이 발생한 1루수, 우익수, 지명타자 자리에서 번갈아 출장할 수 있다.
또한 베테랑 선발 투수가 없었던 클리블랜드는 개빈 플로이드를 영입했다. 플로이드는 2013~2014년 두 번의 큰 수술로 인해 14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말미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구원 투수진의 보강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구원 투수들은 꽤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코디 앨런이 맡을 마무리, 프라이언 쇼와 스캇 애치슨이 맡을 셋업은 불안하다. 자유계약 시장에는 아직 괜찮은 구원 투수가 남아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면 과감해져야 할 때다.
2015시즌 전망
2013시즌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부임 이후 92승을 달성하며 와일드카드게임에 진출했던 클리블랜드는, 2014시즌 아슬아슬한 차이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원인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허약해진 방망이 때문. 새로 영입한 브랜든 모스의 활약과 더불어 기존 주축 타자들의 반등이 필요하다. 2015시즌의 수비력은 적어도 2014년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다. 카를로스 산타나가 1루에 고정되고, 치즌홀이 3루를 보게 된 것만으로도 내야 수비는 상당히 안정될 것이다. 게다가 시즌 중반 무렵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수비 실력을 극찬받은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데뷔할 예정이다.
전통의 강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전력이 약해진 반면,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전력이 비약적으로 강해지면서 2015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고된다. 디트로이트의 막강한 타선, 캔자스시티의 강력한 수비와 구원투수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막강한 세 선발투수에 맞서 클리블랜드는 투타의 조화를 무기로 삼아 대권 도전에 나선다.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2014년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2015 예상 라인업
1번 중견 좌 마이클 본
2번 2루 좌 제이슨 킵니스
3번 좌익 좌 마이클 브랜틀리
4번 1루 양 카를로스 산타나
5번 포수 우 얀 곰스
6번 우익 좌 브랜든 모스
7번 지명 양 닉 스위셔
8번 3루 좌 로니 치즌홀
9번 유격 양 호세 라미레스
2015 예상 로테이션
1선발 우 코리 클루버
2선발 우 카를로스 카라스코
3선발 우 트레버 바우어
4선발 우 대니 살라자르
5선발 우 가빈 플로이드
마무리 우 코디 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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