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이완구 청문회 첫날 '무조건 사과' 회피 전술

[청문회] 여야, '언론 협박' 녹취록 공개 놓고 기싸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막이 올랐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언론관과 병역 의혹 등을 정조준해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자는 상세한 해명보다 "송구하다", "죄송하다"라며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 포화를 피하는 전술로 맞섰다.

이 후보자는 10일 열린 인사청문회 첫날 오전 질의에서, 한국방송(KBS) <뉴스9>가 지난 6일 공개한 녹취록(☞관련기사 : 이완구, 보도통제 녹취록…"어떻게 죽는지도 몰라")과 관련 "제 불찰과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과 언론사에 심려를 끼쳐 드려 대오각성하고 있다. 통렬히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발언 후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깊이 숙이기까지 했다.

이 후보자는 질의가 시작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자신이 왜소하고 문제점이 많은 모습을 보면서 새삼 놀랐다. 제 부족함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무조건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가슴아팠던 것은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심려와 적잖은 실망을 드렸다는 점"이라며 "특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언론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깊이 사죄 말씀 올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합법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야당과 언론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기회였다. 합법, 불법 여부를 떠나 변명하지 않겠다. 그런 점에서 국민과 의원들께 송구스럽다"고 또 한 번 사과했다.

여야, 'KBS 녹취록' 추가공개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여야는 문제의 'KBS 녹취록'을 청문회장에서 재생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대립을 빚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은 "음성을 틀어 줘야 실체적 진실 접근에 도움이 되겠다 해서 요구했는데, 새누리당이 거부했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국회 관례상 음성은 틀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관례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수사에도 독수독과론이 있고, 언론도 취재 윤리가 있다"며 "비밀리에 녹취하고, 그것을 야당 의원실에 넘기고, 공영방송이 그것을 9시 메인 뉴스에 보도한 것은 언론의 취재윤리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한국일보>가 녹취록을 야당 의원에게 넘겼다고 '자백'한 것을 빌미로, KBS가 보도를 통해 녹취록을 공개한 것까지 '취재윤리 위반'이라고 도매금으로 넘긴 것이다. (☞관련기사 : 한국일보, 이완구 녹취록 관련 '사과문' 논란)

이 의원은 "언론의 중립 의무를 훼손한 정치개입"이라며 <한국일보>의 사고(社告) 내용을 그대로 읽은 후 청문회장에서 녹취록 음원을 재생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야당, 병역문제 추궁…이완구 "6년 전에도 엑스레이 찍어"

한편 야당은 이 후보자 본인의 병역 면제 처분 관련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이 후보자의 해명과 달리 1971년 첫 번째 신체검사를 받은 장소가 이 후보자의 고향이 아니라 서울 수도육군병원이었다며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또 이 후보자가 1975년 재검을 받아 4급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재검 당시 이 후보자가 행정고시 합격자로 홍성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배경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재검 이전 입영했을 당시 직장에 휴직계를 내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저는 입영한 적 없다. 재검을 신청한 적은 있다"며 "이 사건은 40년 된 상황이라 제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2009년에도 같은 부위(부주상골) X-레이를 찍었다. 지금 말씀하신 신검 과정의 행정적 절차가 어떻다 해도 분명한 건 제 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나이 60이 된 이때까지 같은 부위 X-레이를 찍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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