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세상이 미쳤으니 미친 짓을 한다"

[현장] 5만여 명 모인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동혁이 엄마를 가수 김장훈 씨가 힘껏 껴안았다. 예정에 없던 포옹이었고 위로의 마음을 담은 포옹이었다. 그런 마음이 통했을까. 참고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김장훈 씨는 "이 울음은 그동안의 울음과는 다르리라 생각한다"며 힘내달라고 다시 한 번 그를 껴안았다. 15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세월호참사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5만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서 무대에 오른 가수 김장훈 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왜 그들이 사라졌는지, 정부는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반면, 평범하게 살던 유가족들은 모든 걸 빼앗기고 거리의 투사가 됐다. 이게 제대로 된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4월 16일 이전과 이후가 확실히 바뀌었다"며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는 게 바뀐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내게 '왜 단식을 하느냐'고 묻곤 한다"며 "그러면 나는 '세상이 미쳤으니 미친 짓을 한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이 5000만 명이 생긴다면 세상이 바뀌고 정치인 바뀌리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장기적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를 준비하자. 우리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부탁했다.
▲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에는 5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프레시안(최형락)

33일째 단식 중인 '유민이' 아빠 "특별법 제정은 유가족만의 문제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3일째 단식 중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는 "다시는 이러한 참사를 만들지 않는 것이 국민들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세월호 참사가 반드시 또 일어날 것이다. 특별법 제정은 우리 유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 미사를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는 것을 두고 "교황을 통해 전 세계에 정부와 정부가 장악한 언론이 외면하는 진실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며 "교황이 온다고 특별법이 제정되고 떠난다고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힘이 하나 되면 꼭 특별법이 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400만 명의 서명을 받았는데도 정치권은 우리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1000만 서명을 시급히 완료하기 위해 국민들도 다시 한 번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유가족과 국민의 호소에 응답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제대로 된 특별법을 결단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오후 5시께 마무리됐고, 이후 시위대는 을지로1가부터 청계3가를 거쳐 종로3가로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경찰은 종로 3가에서 시위대의 이동을 막았고 시위대 주최측은 이날 집회의 공식 해산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청계2가로 이동해 종각으로 집결, 경찰과 대치했고 밤 10시께 시위대는 자진해산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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