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장례'를 제안합니다

[기고] 7월 1일 사이버장례식장을 엽니다

장례(葬禮)가 사이버공간(cyberspace)을 이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바람직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사전장례의향서 쓰기 운동'을 벌여온 (사)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金馹舜)이 이 운동을 확대하면서 이를 우리 실생활에 접목하기 위해 사이버장례식장을 오는 7월 1일 개장하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이란 인터넷이나 PC통신 등과 같은 통신망을 통해 대량의 정보가 교환되고 공유되는 공간을 뜻한다. 이러한 가상공간은 컴퓨터 뿐 아니라 휴대전화 등을 통해서도 접속할 수 있고, 현실 세계에서와 같이 대화, 편지 주고받기, 쇼핑과 은행 업무는 물론 상거래,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문화 및 교육 활동까지 가능하다. 이 사이버공간은 정보기술(IT) 발달로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3차원 공간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실현되면서 쓰임새는 획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이버장례는 이러한 사이버공간을 건전장례문화 확산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옛 우리의 장례는 망자(亡者)의 덕을 기리기 위하여 장례기간 동안 유족이 자신의 재물로 음식을 마련하여 마을 사람들을 대접하면서 망자의 넋(魂)을 위로해 주길 원하며 치러졌다. 그러던 것이 급변하는 사회 속에 장례문화가 세속화되어 비현실적인 허례허식과 상업화로 장례비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에 큰 경제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 

또한 현대인들이 납득할 수 없고 이해되지 않는 여러 의식과 절차들이 끼어들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의 장례를 자녀들이 사회적 위상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불특정다수에게 부고를 보내, 가족과 친지가 아닌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부의금을 받음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사례마저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매해 26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 이 숫자는 3년 후 30만 명, 2035년 50만 명, 2055년 75만 명 선에 이를 전망이다. 앞으로 40년간 자그마치 1900만 명이 사망한다는 것이 통계청 통계이다. 

우리나라는 화장을 할 경우 한 사람당 평균 1200만 원의 장례비가 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1200만 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0년 조사한 국민들이 생각하는 적정 장례비 810만 원에 비해 높은 고비용구조이다. 아무튼 우리나라는 이로 인해 앞으로 40년 동안 장례비만 자그마치 228조 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이 사전장례의향서 쓰기 운동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이 운동만으로 잘못된 우리의 장례문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국민 의식과 문화를 바꾸는 일이어서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사이버장례는 
①유족에게 장례의 예법(禮法)과 장사(葬事) 관련 법령에서 절차와 적정 장례용품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누구나 바르고 경제적인 장례를 치를 수 있다. 
②부고를 꼭 알려야 할 사람에게 속히 알릴 수 있다. 
③여러 가지 사정으로 조문이 불가능한 사람,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친지에게 시간과 공간적 제한을 뛰어넘어 조문할 기회를 준다. 
④고인과 상주를 꼭 대면하지 않아도 될 조문객의 경우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문상의 기회를 넓혀준다. 
⑤조문객 접대를 줄여 유족의 번거로움과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⑥상주와 고인의 인사말을 비롯해서 추모의 글을 남길 수 있다. 
⑦유족은 물론 고인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의 정을 오래 간직케 한다. 
⑧조의금을 인터넷으로 전달할 수 있어 참석이 어려운 사람에게 번거로움을 덜어 준다. 
⑨추모관(追慕館)을 통해 고인의 약력은 물론 삶의 역정(歷程)을 글과 영상물로 남겨 후대에 전할 수 있다. 
⑩조상의 족적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감을 더 돈독히 할 수 있다. 
⑪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삶의 족적(足跡)은 물질적인 자산 못지않은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다. 추모관에 남긴 족적은 후에 좋은 사료(史料)와 작품의 소재(素材)로 이용될 수 있다. 
⑫장례 후 기일을 사전에 알려 가족과 친지가 유대를 계속 가질 수 있게 한다. 

사이버장례가 갖는 이와 같은 장점은 잘못된 우리의 장례를 바로잡고 고비용구조의 거품을 크게 걷어낼 뿐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을 되살리면서 최근 들어 크게 바뀐 우리 가정구조와 의식에 부합한 건전 장례문화를 가꾸는 데 큰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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