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보름달맞이 & 가을 트레킹’ 사진잔치 (上)

***연길에서 천문봉으로**

"와, 달이다!"
누군가 소리쳤다. 모두들 그쪽으로 향했다. 정말 한가위 대보름달이 마을 동산 위에 휘영청 떠오르고 있었다.
큰 맘 먹고 여행길에 올랐던 지난 추석날, 일찍 차례를 모시고 백두산 보름달맞이에 나선 일행 45명은 연길을 지나 초저녁을 달리다가 한 작은 휴게소에 잠시 멈춰 있었다.

"정말 백두산 꼭대기에서 보름달을 볼 수 있는 것 아니야!"
모두가 상기된 표정으로 기대감을 키워나갔다. 떠나기 전까지도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 막상 백두산 보름달맞이에 나서긴 했지만 긴가민가했다. 더구나 백두산의 날씨란 예측불허니까. 산꼭대기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백두산의 밤'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참이었다.

그런데 두둥실 달이 떠올랐다. 마침 백두산 위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그곳과 교신한 안내인이 산 위의 날씨도 매우 좋다는 것이다.
우리는 밤길을 재촉해 계속 달렸다. 만주 벌판 특유의 펑퍼짐한 지평선 위로 떠있는 달도 우리가 탄 버스와 같은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사진1>백두산 산문 위의 보름달

백두산 산문 앞에서 지프를 갈아타고 천문봉(2670m)에 오른 건 밤 10시가 넘어서였다. 아! 구름 한 점 없는 백두산. 바람 한 점 없는 백두산. 상상하기 어려운 백두산이었다. 그저 신령한 기운만이 가득한 가운데 하늘엔 둥그런 보름달과 수많은 별들이, 땅에는 광활한 지평이 우리를 넉넉하게 맞고 있었다.

백두산을 수십 차례 올랐다는 안내인도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며, 아마도 오늘 온 분들이 덕이 많아 백두산이 이런 대접을 하는 것이라며 덕담을 해댔다.
우리는 긴 여정의 피로도 잊은 채 모닥불을 펴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밤 늦게까지 백두산의 밤을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그리고 백두산에 감사했다.

<사진2>천문봉의 보름달
<사진3>'큰' 모닥불
<사진4>정담

***천문봉에서 달문으로**

천문봉 숙소(대피소)의 모닝콜은 쟁반 두드리는 소리였다. 한두 시간 눈을 붙였을까. 새벽 4시 반이다. 나가보니 동녘 하늘이 서서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황홀한 해돋이다. 보름달은 이미 자리를 내주며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모닥불은 밤새워 스스로를 태우고 있었다. 새벽바람은 때론 드세면서도 보드라운 기색을 잃지 않고 우리를 감싸안았다. 우리는 각자의 폐활량을 최대로 늘려 백두산의 새벽 정기를 들이마셨다.

<사진5>새벽1
<사진6>새벽2
<사진7>해돋이1
<사진8>해돋이2
<사진9>해돋이3
<사진10>해돋이4
<사진11>해, 내 손안에 있소이다
<사진12>날이 밝자 드러낸 백두 봉우리들
<사진13>숙소에서 본 천문봉

아침을 먹고 천문봉을 오를 때 날씨는 여전히 쾌청하고 백두산은 모든 것을 드러냈다. 어젯밤 달 아래 보여주던 형상과 사뭇 다르다. 오늘 백두산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숨기지 않기로 작정한 듯했다. 천문봉에서 바라본 천지는 여전히 안녕하시다.

<사진14>북한땅 장군봉이 보인다
<사진15>천문봉에서 본 숙소(하룻밤 묵게 해준 관계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시 내려와 달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백두산의 모습들. 천(千)의 얼굴을 연출하고 있다. 우린 아주 작은 것까지도 기억장치에 담으려고 마음의 셔터를 열심히 눌러댔다.

<사진16>달문 가는 길1
<사진17>달문 가는 길2
<사진18>달문 가는 길3
<사진19>달문 가는 길4
<사진20>달문 가는 길5
<사진21>달문 가는 길6-안타까운 쓰레기들
<사진22>달문이 보인다
<사진23>돌탑에서 바라본 달문과 천지
<사진24>천지가 나를 반긴다
<사진25>라면은 어딜 가나 안 빠져
<사진26>백두산도 식후경

***달문에서 다시 용문봉을 올라 소천지로**

천문봉 맞은편의 용문봉 오르는 길은 가파랐다. 가파른 만큼 그 위엔 평탄함을 준비하고 있었다. 용문봉에서 바라보는 천지는 특별한 부드러움을 느끼게 했다.
소천지에 이르는 하산길. 멀리 개마고원(백두고원)까지 이르는 광활함을 온 몸으로 담으며 발밑에 형형색색 피어있는 야생화들은 눈으로 요기하며 중간쯤 펼쳐져 있는 백두산의 단풍들에 거듭 탄성을 보내며 걸어 내려온 서너 시간. 세상에 이보다 더 가슴 시원한 일이 있으랴.

<사진27>용문봉을 오르며1
<사진28>용문봉을 오르며2-백두산 토끼
<사진29>용문봉을 오르며3
<사진30>용문봉에서 본 천지
<사진31>소천지로 내려가는 길
<사진32>백두산의 가슴

백두산의 단풍은 울긋불긋하지 않았다. 오직 한 색으로 노랬다. 온통 자작나무숲 때문이었다.

<사진33>노오란 단풍1
<사진34>노오란 단풍2
<사진35>장백폭포 감상
<사진36>소천지의 자작나무

몸은 좀 고단했으나 마음이 그 고단함을 바로바로 녹여주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달콤한 여행이었다.

<사진37>공요섭 파이팅!(백두산 코스를 완주한 초등학교 1학년생)
<사진38>백두산 정기를 가득 받은 표정들

***우리를 반겨준 야생화들**

# 여기 사진들은 백두산 여행단에 참가한 여러분, 특히 백종학, 최은자, 이영섭님 사진을 중심으로 일부를 선보인 것입니다. 사진 저작권은 이들에게 있습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