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2004년 현대차 모든 사내 하청(127개 업체)과 모든 공정(9234개)이 불법 파견이라고 판정했다. 현대차가 개선 계획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자 울산동부경찰서에 고발까지 했다(하지만 울산지검 공안부는 파견법에 반하여 '혐의 없음'으로 면죄부를 주었다). 그리고 2010년 7월 22일과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은 현대차 울산공장 의장 공정에 대해 두 번에 걸쳐, 2010년 11월 22일 서울고등법원은 현대차 아산공장의 의장, 차체, 엔진 공정과 같은 주요 공정뿐만 아니라 보조 공정인 엔진서브라인까지 사실상 현대자동차의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불법 파견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2013년 2월 28일 대법원은 한국지엠 창원공장 불법 파견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자동차 공정의 특성상 도급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함으로써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연속 흐름 생산 공정에서 도급이란 명목에 불과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금까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에 대해 노동자들에게든 국민에게든 대외적으로 단 한 번도 스스로 인정한 바 없다. 3자(현대차, 현대차지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참여하는 특별 교섭에서, 현대차는 불법 파견에 따른 법률 효과로서 발생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 고용 의제 혹은 직접 고용 의무 규정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그 후속 대책을 내놓은 바 없다. 도리어 범법자인 현대차가 피해자에게 은혜라도 베풀 듯 4000명(처음에는 3000명)에 대한 단계적 신규 채용안(지원서를 내고 신규 채용 절차에 응하라는 것)을 발표했다. 이어 노조에서 신규 채용안을 받아들이도록 현대차지부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를 이간질하고, 노조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파견법 위반의 범죄 행위에 대한 형사 책임과 정규직 전환의 법적 의무를 모조리 덮고 넘어가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지난 6월 13일 헌법재판소에서 개최된 불법 파견 고용 의제 조항에 대한 위헌 소송 공개 변론에서 현대자동차를 대리한 소송 대리인단은 4000여 명의 불법 파견을 자인하고, 정규직 전환 비용으로 16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대법원과 하급심 법원들이 연이어 현대차의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이번에는 인간 노동에 대한 중간 착취를 예외적으로 인정한 파견법 자체에 시비를 걸고 불법 파견 시 직접 고용으로 간주한 파견법 규정에 대해 자신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이다.
이 자리에서 헌법재판관이 "협력업체와 청구인(현대차) 관계는 적법 도급인가요"라고 묻자 현대차 소송 대리인은 "현행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불법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중략) 대법원의 해석을 저희가 바꿀 힘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법률 자체에 대한 위헌 선언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을 전제로 청구하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였다.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막다른 공장 점거 파업에도, 대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정규직으로 간주된다고 판결한 사내 하청 노동자가 270일 이상 철탑 농성을 하여도, 60일 이상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여도 불법 파견을 부인해오던 그네들이 헌법재판관 앞에서는 정반대로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이유를 대법원 판결을 바꾸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조차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법을 바꾸어서라도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겠다는 '법 위의 현대차'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 공장과 양재동 본사 앞에서 불법 파견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남의 회사 앞에 와서 왜 지랄이냐'며 용역 깡패들과 직원들, 그리고 그 하수인처럼 행동하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던 그들이, 헌법재판관들 앞에서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저희가 대법원의 해석을 바꿀 힘이 없기 때문'에 불법 파견 고용 의제 조항(현대차를 사용자로 인정하는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해달라고 엄살을 떨고 있다. 대법원으로부터 불법 파견으로 인정받고 이를 시정하라며 270여일째 철탑에 올라가 있는 최병승 해고 노동자의 말처럼 참으로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판매 441만357대, 매출액 84조4697억 원(자동차 71조3065억 원, 금융 및 기타 13조1632억 원), 영업이익 8조4369억 원, 경상이익 11조6051억 원, 당기순이익 9조563억 원(비지배지분 포함)의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그보다 1년 전인 2011년에는 판매 405만9438대, 매출액 77조7979억 원, 당기순이익 8조1049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내 하청 노동자 전체의 정규직 전환 비용을 최대로 잡아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4.4%(4000억 원) 정도에 불과함에도, 그들은 그 미미한 소득의 배분조차 할 수 없다며 중간 착취와 차별을 조장하는 불법 파견을 10년 이상 지속하고,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받고자 온갖 소송을 제기하여 소권을 남용하고, 현대차를 자신의 직장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가슴에 피멍이 맺히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얼마 전 현대차 사내 하청 아산지회 노동자가 자결로 세상을 떠났다. 현대차는 하늘에 맺히는 이 원성을 어찌 감당하려고 하는가?
현대차가 근로자 파견이 금지된 제조업의 생산 공정에 사내 하청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자를 파견 받아 사용해온 행위는 불법 파견으로 징역 3년 이하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다. 현대차는 대법원 등의 '거듭된' 불법 파견 판결에 아랑곳없이 자본의 힘을 배경으로 범죄 행위를 공공연하게 지속하고 있고, 노동부와 검찰 등 법치를 수호하고 법을 집행하여야 사정 감독 당국과 박근혜 정부는 현대자동차의 '명백한' 범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불법 파견 철폐, 모든 사내 하청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철탑에 올라간 두 노동자의 눈물겨운 투쟁은 이처럼 자본 권력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가 처절하게 외면되고 법치가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해야 것은 현대차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법원의 판결과 법률에 따른 법률상 의무이자 자신의 범죄 행위를 시정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현대차지부는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대차의 범죄 행위에 대해 노사 합의로 면죄부를 주는 잘못된 교섭을 하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범죄 행위는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지 교섭의 대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라는 규모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법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임을 국민들 앞에 내보여야 할 때가 왔다. 범죄 행위를 시정하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사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천대하고 탄압하는 기업을 우리가 언제까지 지켜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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