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방문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본격적으로 안풍(安風)을 점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안 의원에 하루 앞선 16일 광주로 이동해 소위 '광주 선언'을 발표한 것은 안철수 바람을 차단코자 하는 의도가 강하다. 최근 호남권에 '안철수 바람'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5·18 기념식은 민주당과 안 의원 사이의 호남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반면 안 의원의 봉하마을 방문에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안 의원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고향 부산에 가는데 참배를 안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향 가는 김에 예의차 봉하마을 방문 일정을 잡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노무현 지지층'을 보듬기 위한 행보로 본다. 안 의원은 대선 출마선언 직후인 지난해 9월에도 봉하마을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바 있다. 당시 이런 그의 행보를 두고 '친노 껴안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의원이 스스로를 '범야권'으로 자리매김한 이상,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건 당연한 과제다.
정기남 전 안철수 캠프 비서실 부실장은 "(봉하마을 방문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보통 사람이 주인이 되는 그런 세상을 꿈꿨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며 "서민의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안 의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비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목표라고 본다"고 한 방송에서 말했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호남권과 비교해 영남권에서의 행보는 정면돌파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의 4주기 추도식은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안 의원의 일정은 일주일가량 앞서 있다. 안 의원은 23일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긴장관계에 있는 친노 인사들과 추도식에서 대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리 참배를 마치려는 게 아니냐고 해석한다.
친노 인사들이 주도하는 추도식에 안 의원이 참석할 경우 정치적 해석이 확대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안 의원은 친노 진영과 적잖은 갈등을 겪었고, 지난 3월 귀국을 전후해서도 단일화 뒷얘기를 놓고 친노 인사들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노무현 정신'이 아닌 '노무현 세력'과의 관계는 아무래도 껄끄럽다.
결국 봉하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안 의원의 동선엔 전략적 목표가 드러난다. 영남권에선 당분간 조심스런 행보를 보일테지만, 호남에선 민주당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 흥미로운 포인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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