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주면 교육이 될까?

[기고] '스마트 기기 소비자'로 길들이는 교육, 이게 최선입니까

지난 6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을 보고했다. 요지는 개인의 학습을 맞춤형으로 구현하고 체험 중심, 문제 해결 중심, 협력 학습을 중시하며 유비쿼터스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 기기를 교수 학습 환경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부터 종이 교과서를 대체할 전자 교과서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기기는 개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올해 말까지 2000만 명에 이르러 보편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학생 1인당 1개의 PC를 보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모든 교사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고 차상위 계층을 지원할 예정이다.

맞춤형 학습도 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교육과정을 표절한 의혹이 짙다. 이미 방과 후 학교, EBS 등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멀티미디어와 인터넷도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체험은 가상에 불과하고 문제 해결 학습은 여러모로 적용되고 있으며 협력 학습도 협동 학습과 토론 학습으로 시행되고 있다.

모든 초·중·고교에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것도 문제다. 온종일 스마트 기기를 애용할 아이들의 후유증이 염려된다. 디지털 증후군, 시력 악화, 발암 가능성, 인터넷 중독, 음란물 노출 등의 부작용이 알려져 있다.

책가방이 가벼워진다고 기대하지만 학교에 사물함이 있어 별로 무겁지 않다. 참고서를 살 부담을 덜어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고 하지만 무료로 제공될 교재의 질은 알 수 없다. 인격적인 만남 없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부진아 지도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수업 시간에 교사는 공부를 하는지, 다른 것을 하는지 알기 힘든 학생을 가르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시험 칠 때 학생의 스마트폰이 고장 난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창의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도 논쟁거리다. 교과부 관계자는 "우리 학생들이 인쇄 매체 독해력에 비해 인터넷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우수하다"며 강점을 극대화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많은 연구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뇌가 다양한 자극으로 과부하에 걸리면 학습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가볍게 만든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풍부한 독서 환경을 바탕으로 PISA(학업 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선진국이다. 오늘의 빌 게이츠를 있게 한 동네 도서관의 국민 1인당 장서 수에서 핀란드는 1위를 차지했다. OECD 주요 10개 국가 중 이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스마트 교육의 브랜드화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리라 선전한다.

다양한 지식과 문화를 접하여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기회의 평등은 방치한 채 획일적으로 스마트 기기의 소비자로 길들이는 교육이 과연 바람직한가? 전자 교과서 시범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이 눈 한 번 마주치지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교사도 있다. 스마트 교육이란 미명하에 백년대계인 교육이 먹을거리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 글은 <우리교육>에도 기고했습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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