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박근혜 한 마디에 복지정책 놓고 '격론'

홍준표 "당 결론에 반대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복지 당론' 정립에 나섰다. 주민투표 무산 이후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친박계와 소장파가 당내 논쟁을 주도하면서, 오세훈 전 시장을 지원해온 친이계는 물론 역시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는 홍준표 대표와의 긴장감도 쌓이고 있다.

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는 복지 정책 방향 설정을 놓고 의원간 설전이 벌어졌다. 10.26 재보선 지원 유세의 전제조건으로 '복지 정책에 대한 당론 정립'을 촉구한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이 촉매제로 작용한 셈이다.

계파별 기싸움은 연찬회 전부터 벌어졌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복지 포퓰리즘과 전쟁을 하자는 식의 당 노선으로는 이번 선거 뿐 아니라 앞으로 대선과 총선의 미래가 없다"며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무상급식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 최고위원과 당내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1박 2일로 진행되는 이번 연찬회를 '끝장 토론'의 장으로 삼아 공격적으로 복지 확대를 주장하기로 결정했었다.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 21' 역시 연찬회 당일인 1일 조찬 모임을 열고, '복지 강화' 노선에 가세했다.

쇄신파와 친박계의 '연합 전술'에 친이계 소속 의원들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을 지원해온 친이계 신지호 의원은 "민주당 식 무차별 복지는 사실상 부자복지나 다름없다"고 공격했고, 정몽준 전 대표는 복지 당론을 정한 후 선거 지원 논의를 하자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나라 복지 토론회, 재정건전성에 방점

연찬회 당일 열린 토론회에서도 의원간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토론에 나선 두 발제자는 재정건전성에 방점을 찍는 등 단계적 복지를 강조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복지지출은 빈곤이 가장 심한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노인과 취약 근로연령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단계적 복지를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용하 보건사회연구원장 역시 "복지는 이상적인 목표가 있어도 이를 충당할 재원조달 계획이 있으면 무의미하다"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특강을 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주민투표에서)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 선택적 복지를 해야 한다"며 "주민투표에서 25.7%가 나왔다고 해서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 역시 인사말을 통해 "당내에서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소신을 내세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반대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결속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년 총선을 의식해 몸보신에 열중하고 스타일리스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토론 자리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만큼은 보편적 복지를 해야한다'(전재희 의원), "한나라당이 보편적 복지를 보완하지 않으면 선거 100번을 해도 진다'(강명순 의원)고 비판하는 등 격론이 벌어졌다.

한편 당 지도부는 당내 복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이달 내 복지 당론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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