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김천시는 "매년 설 명절에 전국적으로 3000만 명 이상이 움직이는 등 최대인구가 이동하는 전례를 비추어볼 때 그 어느 때보다 방역 활동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며 "시민들이 가급적 지역을 떠나지 말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설 명절을 보낼 것과 외지에 나가 있는 가족이나 자녀들의 귀향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 세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김천시는 연말에도 각종 행사 자제, 외국 및 타 지역 방문 자제 등 대시민 협조 요청 서한문을 보낸 적이 있다.
김천시는 또 "설 명절 많은 인구의 이동으로 인한 구제역 확산 문제는 김천시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동참해야 근본적으로 예방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건의서를 도지사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며 "설 명절 귀성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는 대국민 특별 담화문 발표 등 특단의 대책을 취하여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보생 시장은 "구제역은 물론 AI(조류 인플루엔자)까지 확산돼 지역 축산농가의 시름은 깊어 가는데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민속 최대의 명절이 자칫 큰 상처를 남기는 재앙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안타깝다"며 "시민 모두가 조금씩 양보한다는 미덕을 발휘해 절대로 지역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상당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김천은 아직까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김천은 충북 영동, 전북 무주와 접경해 있고 경북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여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구제역의 남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곳이다.
김천시의 '설 명절 이동 자제' 요청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김천시의 요청과는 별개로 이미 지방의 일부 축산 농가에서는 이미 자녀들에게 설 귀향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도 있다. 가뜩이나 구제역 사태에 얼어붙은 지역 경제가 설 명절 대목에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천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명절 때나 보던 아이들을 보지 말라는 것도 무리인 것 같다"며 "방역 차단을 철저히 하면 되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축산 농가 외의 시민들에게 까지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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