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에는 수도권 '트로이카', '최·강·진 드림팀'이라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 최기선 인천시장 후보가 한자리에 모였다.
정동영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기대와 찬사 속에서 강금실 후보는 "수도권 전체가 서울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수도권 전체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충되는 정책이 나올 때는 수도권 시민들에게 손실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만간 한나라당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도 지사 후보가 비슷한 형식으로 공동공약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 역시 강금실 후보의 말대로 '수도권 전체'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논리일 것이다.
"수도권 전체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만들어야"?
하지만 여야의 유수한 수도권 후보들 가운데 누구도 이날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벌어진 국가공권력과 주민들의 참혹한 충돌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시장 후보들 역시 용산 미군기지가 대책 없이 평택으로 옮겨간 데 따른 필연적인 사건에 침묵했다.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옮겨가면 비게 되는 용산의 노른자위 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한 치의 양보가 없는데 말이다.
우리당 강금실 후보는 그 자리에 서울시청을 짓고, 녹지를 만들고, 16만 호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환경시장을 자임하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강 후보의 용산계획에 반대하는 한편 "미군기지 이전 터를 녹지공원화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부지의 활용 계획을 밝힌 것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서울시민만 좋자고 무작정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떠넘길 수 있느냐"(민노당 김종철)는 한 군소 정당 후보의 얘기는 어디에도 비비고 들어설 틈이 없다.
용산 기지의 평택이전 문제는 수도권 후보들이 당위론으로 말한 것처럼 "서울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수도권의 상충되는 정책"에 속하는데도 그렇다.
대추리 주민은 수도권 주민이 아닌가?
'한미공조와 동북아 질서재편'에 따른 문제에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이상하다. 대통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양보 발언에 대해선 "절대 양보는 안된다"는 긴급호소문을 제출한 강금실 후보였다. 멀리 독도 문제에 그토록 비분강개하던 그였다.
오세훈 후보는 자신의 저서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 에서 "내가 당선되면 국민들에게 이러이러한 고통과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지도자가 있었던가"라고 물었었다.
당사자 격인 진대제 후보는 "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후보가 공동으로 정부 당국에 대화를 촉구하고 중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민노당 김용한 경기도지사 후보의 제안조차 단박에 일축했다.
결국 "언제까지 미국에 기대서 살 수 있겠느냐"고 말한 대통령에 의해, "(평택) 현장 상황을 악의적으로 올리는 매체에 대응하라"는 총리에 의해, "백만장자가 생존권 주장한다"고 대추리 주민을 폄훼한 국방부 장관에 의해, 그리고 완벽하게 '무관심'한 여야 수도권 자치단체장 후보들에 의해 수도권 한 지역의 '그들'은 '수도권 주민'이 아닌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완전히 '비국민'으로 내몰린 날이었다. 2006년 5월4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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