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베규탄 촛불집회... 10만 인파 운집

"한국과 일본 시민 손 잡고 아베 정권을 타도하자"

광복 74주년인 8월 15일 광화문에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인파가 모여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도 자리를 함께 했다.

아베규탄시민행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아베 규탄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공동대표단 발언을 통해 "아베 정권이 역사 왜곡과 경제 침탈을 자행하는 것은 평화 헌법을 바꿔 군사 대국화로 가기 위함이기 때문에 아베의 경제 침탈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일본의 양심적 민주 시민은 물론 아베를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굳건히 손을 맞잡고 시민이 승리할 때까지 촛불도 더욱 확대 것"이라고 선언했다.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양금덕 강제동원 피해자는 14살 때 '중학교에 갈 수 있다'는 일본인 교장의 말에 속아 일본에 갔다가 미쓰비시의 비행기 공장에서 여름에는 하루 12시간, 겨울에는 하루 10시간을 일해야 했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양 씨는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5명 중 유일한 생존자다.

양 씨는 "앞으로는 한국에 강제동원 같은 일이 없도록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끝까지 용기를 내 싸우자"며 "제가 나이가 많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하루 속히 아베로부터 사죄 받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기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아베 정권의 경제 침략에 맞서 시민은 불매운동으로, 택배 노동자는 배송 거부로, 마트 노동자는 안내 거부로 싸우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제고하고 식민지 지배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단초는 시민과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고 촛불을 드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시기가 열심히 맞서고 있는 시민과 노동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지난 시기 재벌의 잘못에 면죄부를 주는 시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일본 정부가 질 수 있도록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경제 침략, 평화 위협을 촛불로 돌파하자"고 말했다.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에서 발언 중인 양금덕 강제동원 피해자. ⓒ프레시안(최형락)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시민과 일본 시민이 손 잡고 아베 정권을 타도하자"


일한평화네트워크, 일한평화연대, 일본전국노동조합총연합 등 일본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한일 연대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다카다 겐 한일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아시아의 평화와 상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베 정권을 타도하여 일본의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목표로 했던 2/3 이상의 의석을 얻지 못한 것은 일본 시민운동의 큰 승리이지만 여전히 아베 정권이 다수당인 상황이 굉장히 억울하다"고 전했다.

다카다 대표는 "오늘 여러분이 'NO아베' 구호를 들고 거리에 나서게 된 것은 일본 시민운동의 목표가 아직까지 완수되지 않은 탓"이라며 "일본 시민의 이름으로 한국 시민과 손잡고 아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을 조각한 김서경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 아베 비판, 천황 반대, 야스쿠니 신사 반대, 헌법 9조 수호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된 트리비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이 3일 만에 중단되었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일본 시민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그 다음 날부터 일본에서 많은 시민이 전시 재개를 위해 지금까지도 시위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서 소녀상이 그 이름에 걸맞게 평화의 소녀상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에서 발언 중인 다카다 겐 한일시민연대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한일군사정보협정 파기 목소리도

이날 집회에서는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를 파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련한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한일간 최초의 군사협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인 2016년 11월 22일 체결됐다. 최근에는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한 8월 5일 국방부가 북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일본과 공유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오는 24일은 지소미아 연장시한 종료일이다. 그 전에 한일 양국 중 어느 한쪽이 협정 파기의사를 서면으로 보내면 지소미아는 파기된다.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안보 및 한미일 관계를 위해 협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한일간 신뢰관계가 깨진 상황에서 군사 정보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일본은 지소미아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청와대는 24일까지 지소미아의 폐기를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공동대표단은 "박근혜 정권이 국민의 동의 없이 추진한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파기하기 위한 청와대 청원 운동에 함께 해달라"며 "지소미아 연장시한 종료일인 8월 24일 열리는 제6차 아베규탄 촛불집회에도 많이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24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힌 예비부부 한 쌍도 연단에 올랐다. 성치화 씨는 "결혼이 코 앞인데도 결혼식 준비를 잠시 미루고 답답한 마음에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싶어서 왔다"며 "결혼하는 날 지소미아가 연장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저희의 결혼식에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종각역, 조선일보 사옥 방향으로 행진했다.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 74주년 광복절 아베 규탄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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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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