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무도 흔들수 없는 새나라" 극일 메시지

광복절 경축사 통해 '경제 주권', '평화 경제', '교량 국가' 키워드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정부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경축사 메시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광복절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옅은 옥색 옷을 입고 연단에 선 문 대통령이 꺼내든 열쇳말은 '경제 주권'이었다. 과거 일제 강점기 국채보상운동, 물산장려운동부터 1990년대 외환 위기, 그리고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에 이르기까지 무엇보다 경제적 독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해방 직후, 한 시인은 광복을 맞은 새 나라의 꿈을 이렇게 노래했다"며 김기림 시인의 시 '새나라송'의 한 구절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를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룩하기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우선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을 언급하며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주요국들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도 밝혔던 평화경제 구상이다.

그는 "분단체제를 극복하여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000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며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통일 시 세계경제 6위권에 진입하고 2050년경 국민소득 7~8만 불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인용했다.

그는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니"라며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며, 함께 잘 살자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면서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선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했다.

특히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일본의 경제보복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 도쿄 올림픽을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잇는 동아시아 우호 협력의 계기로 보고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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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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