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주시장 출마예정자 '가짜 미투·정치공작' 발언에 "성폭력 2차 가해" 판단

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피해자의 문제 제기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효과 초래할 수 있어"

오는 6·3 지방선거에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40년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에게 "가짜 미투",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한 것은 성폭력 2차 가해라는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판단이 나왔다.

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는 지난 9일 신고인 차모 씨에게 유 전 행정관의 발언이 성폭력 사건 관련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심의위원회 심의결과 통보서를 전달했다.

심의위원회는 "제출된 자료와 관련 사실관계를 검토한 결과, 유 전 행정관의 언론 인터뷰 발언 및 단식 농성 과정에서의 메시지가 피해자의 문제 제기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민주당 충북도당 고문단 소속 회원들이 유 전 행정관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서는 유 전 행정관의 2차 가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의위는 "지시·주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유 전 행정관의 직접적인 2차 가해 행위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유 전 행정관에 대한 미투 운동을 벌이고 있는 차모(60) 씨는 3일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행정관의 공천 배제 및 징계를 촉구했다.ⓒ프레시안(박상혁)

신고인 차 씨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나선 유 전 행정관을 대상으로 "1986년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미투 운동을 벌였다. 또한 올해 유 전 행정관이 청주시장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주시 청원구 곳곳에 "더불어민주당은 성비위 후보자를 즉각 후보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유 전 행정관은 차 씨가 자신을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2021년 청주상당경찰서는 "성폭행 피해 발생 후 30여년이 지난 현재 그 증거는 발견할 수 없다"며 차 씨가 유 전 행정관을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유 전 행정관은 지난달 충북 청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미투는 이미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정리된 사안"이라며 "이번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도당 주변에 성비위 후보라는 현수막을 걸고 거짓 낙인을 찍는 세력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거짓 미투를 만들고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공작 세력에 맞서는 방법이 이것 뿐"이라며 지난 5일까지 민주당 충북도당 앞에서 단식 농성을 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고문단 소속 25명도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공작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와 충북 민주당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이러한 언행이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유 전 행정관을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신고했다. 또한 그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범은 절대 공직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사례를 남겨달라"며 민주당에 유 전 행정관 공천 배제 및 징계를 촉구했다.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청주시장 출마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차모 씨 제공

앞서 지난 2018년 4월 민주당 젠더폭력특별위원회는 차 씨 주장을 사실로 보고 유 전 행정관이 공직 후보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바 있다.

조사관 A 씨는 결과서에 "신고 사실이 매우 구체적인 점, 조사 내내 보인 신고인의 일관된 진술 태도, 신고인이 현재 지역 사회에서 겪고 있는 고통의 크기에 비추어 신고사실이 가공의 이야기로 피신고인에 대한 음해라고 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신고 사실은 진실이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기재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사라지고 정치공작과 피해자만 부각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신고인에 대한 지역 언론의 공격에 가까운 보도와 논평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당이 최소한 더 이상의 확산은 막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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