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김문순대' 2·3탄 또 있었다

경찰의 코로나 검사 요구에 "나는 김문수"…'국회 난입' 저지한 경찰에도 "국회의원 여러 번 한 사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거 그가 자신의 정치 이력을 내세우며 일선 소방관·경찰관에 여러 번 호통을 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시절 119에 전화해 "나 김문수인데"라며 관등성명을 요구한 이른바 '김문순대' 사건과 유사한 일화가 또 있었던 것. 그는 코로나19 검진을 요구한 경찰에게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고 큰소리치는가 하면, 국회 난입을 저지한 경찰에게도 "저도 국회의원 여러 번 한 사람"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20년 8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디있나?"라는 글과 함께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여러 언론에 보도된 해당 영상을 보면, 당시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을 지나던 김 후보자와 일행 A씨에게 코로나19 검진을 위한 동행을 요청했다.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뒤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야외활동을 한 데 따른 것이었다.

경찰의 동행 요청에 김 후보자는 "나 보고 왜 가자고 그러냐"며 "경찰이 뭐하는 거냐. 신분증 내보라"고 반발했다. 경찰관이 신분증을 내밀자 김 후보자는 "나는 김문수"라며 "영등포 경찰서? 그런데 왜 나를 가자고 그러는지 이유를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이후로도 경찰이 "코로나 때문"이라고 밝히며 거듭 동행을 요청하자 김 후보자는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검사 거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당시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를 위한 조치를 거부했다는 일부 인사의 뉴스를 지켜보며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검사가 어려운 일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경찰의 코로나 검사 요구를 물리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 후보자 페이스북 갈무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는 2019년 보수단체 지지자들과 함께 국회에 난입했을 당시 경찰이 김 후보자를 비롯한 단체의 국회 진입을 막아서자 "저도 국회의원을 여러 번 한 사람"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공수처법에 청원하고 항의하러 온 일반 국민 유권자를 경찰관이 둘러싸고 공갈 협박을 하고 압박하는 것은 여러분의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원조 '김문순대' 일화는 지난 2011년 12월 19일 당시 경기도지사 신분이었던 김 후보자가 경기 남양주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한 뒤 탄생했다.

김 후보자는 요양원 암환자 응급이송 관련 문의를 위해 남양주소방서 119 상황실에 전화해 자신이 도지사라는 사실을 8차례 밝혔다. 통화 상대인 상황실 직원 두 명은 장난 전화로 인식하고 여러 차례 용건을 물었고, 김 후보자는 "내가 도지산데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요?", "내가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 들려요?"라며 관등성명을 요구했고, 결국 해당 직원들을 인사 조치하기에 이르러 '갑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 의원은 여러 번에 걸쳐 나타난 김 후보자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시의 불문하고 본인의 권력을 과시하는 권위적인 습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오는 26일 국회에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서 적합한지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8.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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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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