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구성 2차전 예고?…"강력한 조치 구상 중"

추경호 "박찬대, 1:1 토론 응하라"…與, 이재명 '애완견' 발언에 "언론 겁박, 두렵기 때문"

국민의힘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회 독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회 원(院) 구성 협상과 관련 "보다 강력한 여러가지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며 2차전을 예고했다. 언론을 향한 '검찰 애완견'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장에 (대한) 다수당과 소수당의 안배는 의회의 전통이고 그야말로 관습헌법에 이르는 귀한 전통이기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이 문제를 정상화하시길 간절히 바라고, 또 우리 당으로선 이제는 보다 강력한 여러가지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서 함께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언론에도 적극적으로 이 문제가 왜 중요하고 국회 관습이 한번 무너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하여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는 기회를 갖겠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인 건 오늘 비대위가 끝나면 다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석상에서 본인이 지난 14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던 '원 구성 협상 관련 1:1 공개토론'을 다시 꺼내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를 겨냥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이 작금의 유례 없는 국회 운영에 있어서 떳떳하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오늘이라도 당장 제의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우원식 국회의장에게도 "국회의장은 의사일정 작성권마저 패싱하고 일방적으로 국회 운영하려는 민당의 무례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국회의장의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안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은 이날 다시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에 대한 위원장 선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본회의 개회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추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을 겨냥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하고 있는 친(親) 이재명계 의원들에 대해서도 "'검찰 애완견' 발언은 국회 제1당 대표의 입에 담아선 안 될 극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 모든 일련의 발언들은 (이 대표의) 재판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언론 보도로 지지율 떨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또한 국회 장악과 사법부 공세로 지지율만 붙들면서 재판을 늦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이 나서고, 이재명 방탄을 위해 민주당 법사위원회가 나서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국회의 모습이고 정상적인 공당이라 부를 수 있겠나"라며 "민주당은 반민주적 사고에 매몰되지 말고, 언론을 겁박하지 말고 정상적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일부 기자들에 대해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한 바 있다. 여당에서는 지도부뿐 아니라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도 비판을 쏟아냈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본인의 SNS에서 "이재명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하면 애완견이고, 이재명과 민주당 편드는 보도를 해야만 언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이 대표를 향해 "독재자 예행연습이냐"고 지적했다. 안 의원도 같은날 본인 SNS에 "진실이 드러날수록 이재명 대표는 감옥이 두려운가 보다"라며 "이 대표의 희대의 망언은 언론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썼다.

유승민 전 의원 또한 16일 SNS를 통해 이 대표 발언을 "언론 전체를 싸잡아 '검찰의 개'라고 비난하는 조폭 같은 막말"이라고 비판하고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윤상현 의원도 본인의 SNS에 "이렇게 천박한 정치인이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현실이 개탄스럽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썼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