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민경우 감싸기 나선 국민의힘 "말실수"·"농담"

사태 진화 안간힘…한동훈 비대위 출발부터 구설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명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말실수', '농담'으로 치부하고 '즉시 사과했다'며 사태 진화에 주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민 지명자의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유튜브 보니까 바로 그 자리에서 발언하고 사과했다. 어제도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부족하다면 더 사과할 것"이라며 발언의 의미보다 사과에 무게를 뒀다. 이어 스스로도 "발언 내용이 부적절해 대한노인회 어르신들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른 여권 인사의 반응도 비슷하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가 빨리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왔고 바로 사과했다"며 "인식의 오류가 아니라 표현하는 과정의 말실수"라고 민 지명자를 옹호했다. 이어 "그렇다 하더라도 들으시는 분들께서 느끼셨던 불쾌감에 대해 저희가 사과 드리고,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김은경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도 '노인 비하' 발언을 했는데 사퇴하지 않았다'는 질문에는 "사퇴하지 않고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굉장히 좀 질책을 많이 받으셨다"며 "그런데 그것과는 좀 달리 볼 여지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김 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일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맥락을 보니까 노인을 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거의 농담식"이라고 민 지명자를 옹호했다. 이어 "본인도 유튜브 방송에서 사과를 했지만, 그 부분만 딱 보면,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라 일부분이라 할지라도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본인이 정확한 의사표현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민 지명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결국 국민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 그런 사항으로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잘못했다. 백번 천번 사과해야 한다"며 "(민 지명자가)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정말 그분들한테 석고대죄하면서 그 뜻이 아니었다. 제가 어리석었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그 분들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했지만,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발언한 것 하나 가지고 사과해야 되고 사퇴해야 되면 저도 아마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은 '한 위원장도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사과해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아니다. 민경우 본인"이라고 답해 한 위원장에게 사과 요구가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민 지명자는 지난 10월 7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열린 '우리 시대 우상과 이성을 묻는다' 토크콘서트에서 세대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라"고 한 뒤 "아휴 죄송하다"며 웃었다.

이를 두고 '노인 비하' 논란이 일자 민 지명자는 전날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공보실 입장을 통해 민경우 비대위원 내정자는 그 발언 즉시 '죄송하다'며 '극단적 표현'이었다고 바로 그 방송에서 사과했다"며 민 지명자에게 힘을 실었다.

▲ 민경우 민경우수학연구소장이 지난 10월 17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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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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