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고된 노동을 수행하는 배달 노동자를 한층 힘들게 하는 건 이들을 향한 한국사회의 차별적 시선과 편견이다. 이를 보여주는 사건이 3일 연달아 일어났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에이프릴어학원 관계자 A 씨가 배달원을 향해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어요?"와 같은 막말을 한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이 올라왔다. 녹음파일을 올린 이는 배달대행업체 지점장을 자칭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A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에이프릴어학원을 향한 별점 테러 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의 직업이 강사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사회적 공분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라이더에 대한 한국사회의 왜곡된 시선의 일면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한 예비 정치인이 라이더에 대해 차별적 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뉴스1>은 이날 울산 울주군에서 기초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소속 박모 씨가 지난해 7월 자신의 SNS 계정에 "폭우 때 치킨 시켜서 배달원 괴롭혀야지"라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제보받아 보도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두 사건 중 에이프릴어학원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개인을 공격하기보다는 배달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고치는데 주목해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이날 발표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먼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기사에 대한 갑질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님을 밝힌다"며 "배달대행업체 지점장인 것처럼 올린 게시글은 삭제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과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고 2월 1일 근무 후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손님은 공인이 아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달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노동자에게도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라이더유니온은 제도 개선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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