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또 막말 "文정부는 주사파 정권이라 오래 못 가"

이철우 이어 홍준표도 탄핵 시사 발언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20일 문재인 정부는 "주사파 운동권 정권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식하면 오래 못 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이철우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나라를 망하게 할 것 같다"며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안 갈 것 같다"고 해 '탄핵 시사 발언'이 아니냐고 논란이 일던 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한국당 후보였고, 이 의원은 대선 기간 당 사무총장으로서 홍 전 지사의 최측근 참모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이 이처럼 바통을 이어 주고 받듯 '문 대통령이 주어진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고 공격함에 따라 정치권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 초청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정부가 오래 못 간다면) 국민이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만들기 위해 이 당을 쇄신해야 한다"며 "새롭게 보수 정당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달 반가량 만에 현 정부의 실패를 전제로 보수 진영이 '대안 집권 세력'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새 보수 정당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과정에서 분열된 보수 정당을 통합하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간 친박계를 상대로 줄곧 날을 세워 온 홍 전 지사는 이날에는 "자유한국당에 몇 사람 빼고는 다 친박"이라며 "다만 국정 파탄을 일으킨 핵심 세력과 나머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나머지 친박은 국정 지지 세력으로 계파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전 지사는 특히 "제가 22년 동안 이 당을 지키며 해보니까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과 우리 당 구성원은 너무 달랐다"며 "대정부 투쟁을 하면 반드시 상처를 입는다. 상처를 정당이 돌보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홍 전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비박계 중진 의원들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지난 탄핵 때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당의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는데 대통령을 보호하고 난 다음에 내부 투쟁을 하는 것이 순서가 맞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내부 총질을 하면서 그것을 개혁인 양 착각하는 사람들을 22년 동안 너무 많이 봤다"고 했다.

홍 전 지사는 또 "서울시장 선거는 내년에 저는 어렵다고 본다"며 "기존 인물 중에는 서울시장에 나가서 이길 사람은 현재로서 없지 않느냐. 서울시장에 나갈 분을 의원들이 찾으시길 바란다.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부 인사 중에서는 나경원, 김성태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은 아니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보수 진영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는 홍 전 지사와 함께 원유철, 신상진 후보도 출마해 있다. 원유철 후보는 친박계 중진 의원들의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있다. 사실상 홍 전 지사와 원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이자 친박 대 비박 계파 대결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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