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야당 의혹 공세에 적극 해명

본인·가족 도덕성 해명 적극 해명…"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제 찬성"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야당 정치인과 언론에 의해 제기된 도덕성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한편,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현안에 대해서도 선명한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자는 31일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배포한 4건의 보도자료와 별도 해명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해 제기된 △부인 소득세 탈루, △위장전입 방조, △겸직금지 위반, △분양권 전매, △부인의 불법 연장근무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상조 부인이 소득세 탈루?…학교 제출 지원서 '경력 기간' 오기인듯

먼저 김 후보자는 이날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제기한 부인의 소득세 및 건강보험료 탈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 부인 조모 씨가 서울 성동구 모 공업고등학교 영어 강사로 취업하기 위해 학교에 제출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지원서'의 주요 경력 사항을 보면 조 씨가 2006년 7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영어학원 학원장을 맡은 것으로 돼 있지만, 조 씨는 이 기간 중인 2006년 9월부터 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2009년 3월까지 김 후보자의 직장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학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부인 조 씨가 소득이 없다고 신고함으로써 내야 할 건보료를 내지 않았고, 나아가 소득세 탈루 의혹도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 요지였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배우자가 '○○○클래스'(영어학원) 에서 재직한 기간은 (2006년이 아닌) 2005년 7월부터 (2007년이 아닌) 2006년 9월까지"라며 "위 재직기간 이후의 기간에 배우자가 피부양자로 등록된 것은 실정법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 측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지원서'를 보면, 부인 조 씨는 지원서를 총 2회 작성했다. 2013년 이 고등학교에 최초로 채용될 때 작성한 것과, 채용 기간이 만료된 후 2017년 재임용될 목적으로 제출한 것이다. 이 가운데 2013년 작성본에는 김 후보자의 해명대로 학원장 재직 기간이 2005년 7월부터 2006년 8월까지로 돼 있으나, 2017년 작성본에는 이 이력이 2006년 7월부터 2007년 9월까지로 돼 있다.

김 후보자 측은, 부인이 2017년 학교에 제출한 경력이 '2006년 7월부터 2007년 9월까지'로 돼 있는 점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앞뒤 정황을 고려해 보면, 조 씨가 2017년 작성한 두 번째 '지원서'에서 본인의 경력 기간을 착오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겸직금지? 비영리 목적이라 非해당…분양권 전매? 매수 사실 없어"

김 후보자는 또 이날 <세계일보>가 보도한, 부인 조 씨가 같은 학교에서 5년 연속 근무한 것이 한 학교에서 4년 이상 근무하는 것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법 시행령은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4년 동안 근무한 후, 새로운 채용 절차에 따라 임용되어 계속 근무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4년 근무 만료자는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 동일 학교에 재임용이 가능하므로, 타 지원자들과 동일한 조건하에 신규 채용 절차에 응시할 수 있다. 배우자는 2013년 3월부터 4년동안 해당 고등학교에 강사로 근무했고 올해(2017년) 초 새로운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다시 임용돼 계속 근무한 것이므로 법(령)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가 김선동 의원실에 제출한 2017년 작성의 '지원서'는 이같은 해명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또 같은날 <동아일보>가 제기한 분양권 당일 전매 의혹에 대해 "매수 사실이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동아>는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거래 명세 자료를 인용해, 김 후보자가 1999년 3월 12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있는 동부아파트를 1억3110만 원에 매수한(산) 데 이어 같은 날 같은 가격에 매도했다(팔았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동부아파트는 1996년 6월 11일 청약에 당첨돼 중도금을 납부하다가 1999년 3월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허용됨에 따라 분양권을 매도하고 이를 신고했다"며 "따라서 1999년 3월에 동부아파트 또는 그 분양권을 매수한 사실이 없으므로 국토부 부동산 거래 내역에 기재된 '매수'는 '매도'를 잘못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중앙일보>에 보도된 한성대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학과장 재직 기간과 한성대에서 수주한 연구용역 수행 기간 내에만 '업무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한성대 교수인 김 후보자가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 소장 및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을 맡으면서 학교로부터 사전에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 겸직금지 의무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통상 겸직금지의 취지는 전임직이나 영리 목적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경제개혁연대와 한국금융연구센터는 모두 경제적 이익이나 금전적 대가와 관계없이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여서 겸직 금지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헤명했다.

김 후보자는 본인의 위장전입 2건 외에,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주소지였던 목동 아파트에 조모 씨, 송모 씨, 김모 씨 등의 가구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전입 신고를 한 것이 '위장전입 방조'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부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 방조로 지목되고 있는 처제 조모 씨의 1999년 2월 목동으로의 전입 행위는, 당시 폴란드에서 근무하고 있던 후보자의 동서(처제의 남편)을 따라 출국한 후 후보자의 목동아파트로 전입한 것"이라며 "현행 주민등록법 해석상 해외체류시 우편물 수령을 위한 주소 이전은 위법이 아니라는 게 행정자치부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런 해석에 따르면 2004년 (후보자 본인의) 목동으로의 전입 행위는 위법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처제의 전입 행위도 위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단 김 후보자 측은 송모 씨, 김모 씨 등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별도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 후보자 측은 또 전날 <국민일보>가 보도한 김 후보자 아들의 금융기관 인턴 채용에 특혜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정위 관계자를 통해 "김 후보자는 아들의 인턴십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하나금융투자 인턴십의 경우 아들이 인터넷 공모를 보고 응모해 합격한 것이고, BNP파리바은행 인턴십도 모교 교수의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야당 "사퇴해야" 공세 속…김상조, 與의원 답변 통해 정책방향 밝혀

이처럼 김 후보자에 대해 최근 언론 지상에는 야당 국회의원 등을 정보원으로 하는 수없이 많은 '의혹'이 보도되고 있지만, 내용 면에서 의혹 자체가 함량 미달인 것도 많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명된 다른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교해 봐도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재벌 개혁 선봉장'으로 꼽히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해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제기된 의혹들 가운데 △부인의 '무허가 학원' 의혹이나 △고등학교 영어 강사 특혜 취업 의혹,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 의혹, △후보자 본인의 신용카드 사용액 '0원 신고' 의혹, △분양권 전매 의혹, △법인카드 부당사용 의혹, △위장전입(2004년 건), △아들 군 특혜 복무 의혹 등은 김 후보자 측의 해명으로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이 정리된 상태다. (☞관련 기사 : 김상조, 의혹 정면 반박 "부인 취업, 특혜 아니다") 이런 의혹은 제기 당일 모두 해명됐지만 야당은 이를 계속 거론하며 공세의 소재로 삼고 있다.

추가로 소명이 필요하거나, 후보자 측이 소명을 했음에도 다소 내용이 미비해 청문회 과정에서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은 △목동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1997년 건), △아들의 금융기관 인턴 특혜 채용 의혹, △위장전입 방조 (3건 중) 2건 등이다.

한국당은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서 김 후보자를 맹공격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31일 오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김 후보자는 두 차례에 걸친 위장전입 문제, 억대 연봉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사용 제로, 목동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문제, 부인이 공립 고등학교 부정 특혜 취업 문제, 아들의 병역 특혜 복무 문제, 또 최근에는 부인의 영어학원 소득세 탈루 의혹 문제, 분양권 전매 의혹 문제 등 끝이 없다"며 "제가 나열한 것만 보더라도 이것은 경제 비리 종합세트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이 나라에 만약 불공정거래위원회가 있다면 대통령께서 불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을 해야 할 정도"라며 "이 분도 당장 사퇴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야당의 공세와 언론의 끝없는 의혹 제기 가운데서도 김 후보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재벌·경재 개혁에 대한 소신을 뚜렷이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보낸 질의서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현재 행해지고 있는 손해보험사의 보험가입 거절 경위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보험 가입 거절이 보험사 간 사전 합의에 따른 공동행위라면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보험사들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또 "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소프트웨어 업종에서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단계적으로 집중 점검하겠다"며 "다음 달 중 소프트웨어 업종에서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대한 1단계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현대·기아차 12개 차종 24만대에 대해 리콜을 명령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김 후보자는 박 의원이 '과거에는 대형마트를 포함해, 백화점, 홈쇼핑 수수료율까지 모두 공개했으나, 최근에는 대형마트 수수료율 공개는 빠졌다.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의 수수료율도 공개하는 것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어떠냐'고 질의한 데 대해 "가격이나 수수료율 결정이 시장 원리에 따라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원장으로 일하게 된다면 현행 수수료율 공개제도를 확대 운영할 여지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대형마트 등의 수수료율 공개를 시사한 것이다. 단 김 후보자는 "오픈마켓은 대규모 유통업과 달리 수수료율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으므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개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재벌개혁 방안으로 꼽히고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 도입에 모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날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정무위원들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다중대표소송제, 자중장부열람권, 대표소송제도가 도입되면 소수 주주 이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밝히고, 전자투표제와 서면투표제에 대해서도 "주주의 권리행사를 용이하게 해 주주총회를 활성화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또 그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에 대해서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갖춘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지주회사 요건 강화와 관련, 현 제도의 규제가 느슨해져서 소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금산분리 원칙도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후보자는 공정위 개편에 대한 구상도 드러냈다. 그는 박 의원에게 보낸 답변에서 "산업의 융복합 등 공정거래 사건의 복잡성으로 인해 위원회의 전문성과 심도 있는 심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어, 현행 상임(5명), 비상임(4명) 체제가 개편될 필요성이 있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 퇴직자들의 로펌·대기업 재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살려 불공정 행위를 예방하도록 하는 효과도 있는 반면 공정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재취업에 따른 문제 개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보험사, 제조사, 유통사, 재벌에 이어 공정위 내부도 '개혁' 대상에 포함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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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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