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반기문 전 총장께서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과 경륜을 통해서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려고 하는 각오를 피력하다가 그 뜻을 접은 것에 대해서 우선 애석하게 생각한다. 만약 우리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국가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로의 말은 거기까지였다. 박지원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이 불출마하리라고) 예측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당으로서는 (반기문 전 총장의 입당을) 받지 못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어제 '촛불 집회(가 변질됐다는 반기문 전 총장의)' 발언을 보고 아, 저는 '이번 주 내에 (반기문 전 총장의 정치 생명이) 끝난다(고 봤다)'. 그래서 아까도 누가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해) 물어서 '내가 송장에다가 칼 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를 예측한 근거로 박지원 대표는 "그 분이 이미 시대정신을 잘못 읽고 계시더라. 예를 들면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잘되기를 빕니다'라는 전화를 할 수 있으며, MB를 만나서 '화이팅'할 수 있겠나. 반기문 전 총장은 '화이팅' 안 하고 MB가 했지만, 이걸 보고 우리 국민이 뭐라고 느끼겠나. 그 좋던 지지도가 그래서 추락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대표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자신이 반 전 총장에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다, 재협상하라고 입장을 바꾸라고 말씀드렸다"면서 "(그렇지 않고) 만약 박근혜 대통령을 이어받겠다면 새누리당으로 들어가라고 했는데, 거기는 안 가시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반 전 총장이 비록 큰 뜻을 접었지만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봉직하며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기여해주시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고용진 대변인은 곧이어 "반기문 전 총장은 정치 교체를 주창했지만, 민심은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해 반기문 전 총장이 '적폐 청산'을 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은 반기문 전 총장이 쌓아온 국제 외교에서의 높은 경륜이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했고, 그 일에 우리 당이 어떻게 협력할까를 모색하던 중이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이날 정책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새 정치 개혁을 위해 함께하길 바랐다"고 아쉬워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반기문 전 총장이) '정치 음해' 이런 것들을 비판했는데 우리는 새로운 정치 개혁을 조명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면서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정치 개혁과 또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바른정당과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여전히 러브콜을 보냈다.
반기문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였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갑작스러워서 참 아쉽다"면서 "바른정당은 이제 진정한 보수를 대변할 수 있는 '승리 후보'를 내서 국민적 염원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반기문 전 총장의 선택을 존중한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두 번에 걸쳐 맡아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0년에 걸친 노고를 우리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며,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외교 안보 분야의 원로로서 대한민국에 큰 보탬과 가르침을 주는 역할을 맡아주시기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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