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그 동안 보여주신 행보에 비추어보면 촉박했다는 생각"이라며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은 꼭 정치가 아니더라도 외교 분야 등 다른 분야에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실 일이 많으리라 생각한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신 경력으로 국가를 위해 좋은 기여를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외교 문제에 관해서는 반 전 총장으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향후 대선 구도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는 "구도 부분은 예상한 일이 없다"며 "분명한 것은 정권교체냐 아니냐, 정권교체를 하고자 하는 후보와 정권을 연장하고자 하는 후보 간의 대결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그 대결에서 우리 국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이 정권교체에 있다는 점은 저희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는 원칙론으로 답했다.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반 전 총장이 외교·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진 경륜들은 우리 국가를 위해서 많이 활용돼야 한다"며 "저도 필요하다면 반 전 총장께 자문이나 협력을 구하기도 하고, 조언을 받기도 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반응도 문 전 대표와 비슷했다. 안 전 대표는 대구 방문 중 소식을 전해듣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외교 현안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인데, 그때 10년의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서 특사나 여러 외교 현안들을 푸는 역할들을 해 주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외교 부분에 대해서는 역할을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서 어떤 정치 세력과도 관계 없이 국가를 위해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어느 한 정당에 속하시지는 않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래야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대선 구도에 대한 말씀(질문)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자산"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갑작스런 소식이지만, 고뇌 끝에 내리신 결정으로 (알고) 존중한다"며 "정치를 직접 하지 않으시더라도 유엔 사무총장 등 평생의 경륜과 경험을 대한민국을 위해 소중하게 써 주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명예를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며 "정치적 입장 차이를 떠나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이 낳은 자랑스런 인물이다. 대한민국과 국제 사회를 위해 더 중요한 일을 감당하실 때가 오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의 반응은 이들과 확연히 달랐다. 이 시장은 "예측한 대로"라며 "중도 사퇴는 당연한 결론"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고위 공직 경력 자체가 장점인 시대는 갔다. 그 공직에 요구되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자질 부족이고, 사적 이익에 공직을 이용했다면 자격 미달"이라며 "국민은 이제 화려한 외양이 아니라 내실을 본다. 국민들이 '변방 장수'에 불과한 이재명을 주요 대선 주자로 호출해 세워 주신 것도 외양과 크기가 아니라 내용과 내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 전 총장의 사퇴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반 전 총장께서 이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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